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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고양 가볼만한 곳 – 원릉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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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역은 어떤 이에게는 추억과 여행이 떠오르는 한적한 시골의 낭만적 공간이고, 어떤 이에게는 유일한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는 실용적 공간이며, 역사적으로는 일제에 의한 식민지 근대화의 상징이자 수탈의 공간이었고, 근현대 산업화와 흥망성쇠를 함께한 생활의 현장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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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한국 근현대사를 함께 해 온 간이역은 때로는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기도 합니다. 사람마다, 또는 시대별로 다양한 의미로 우리에게 다가오죠. 간이역은 조용하고 정겨운 시골의 허름한 외관을 지닌 추억과 그리움의 공간이자 다른 곳으로의 이동을 위해 잠시 스쳐가는 소박한 공간이기도 하며, 지친 몸을 벤치에 걸치고 기차가 오기까지 쏟아지는 졸음을 받아주는 공간일수도, 그래서 느림의 미학을 조금이나마 즐길 수 있는 마음의 안식처가 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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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간이역이 여행지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대략 10여년전 쯤부터였다고 생각되는데 산업화, 도시화에 따른 개발 광풍이 반세기 동안 전국을 휩쓸면서 그에 대한 반동으로 사라져 가는 풍경에 대한 관심이 일었습니다. 어릴 적 간이역을 이용했던 노장년 세대에게는 추억으로만 남아있는 고향역에 대한 안타까움이, 간이역을 알지 못하던 젊은이들에게는 옛것에 대한 호기심이 그 원동력이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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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간이역 중에서도 관광지조차 못된 폐역들도 있습니다. ‘폐역(廢驛)’의 사전적 정의는 철도역이나 전철역 등이 더 이상 영업하지 않고 폐지되는 것, 폐선된 철도 노선의 역을 의미합니다. 역이 폐지되는 사유는 해당 역이 속해 있는 노선의 폐지, 역 이용객의 감소, 역 간 거리 조정, 선로 이설 등 실로 다양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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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고양시 원당에 위치한 원릉역도 그런 폐역 중의 하나입니다. 철도청 분류에 따른 정확한 명칭으로는 ‘무배치 간이역’으로 2004년 4월 1일 여객영업이 중지된 역이죠. 역사조차 폐쇄되어서 사람이 더 이상 찾지 않는, 아니 찾을 일이 없는 역이라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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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원릉역으로 접근하는 길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길도 아닌 곳을 지나 원릉역으로 다가가 봅니다. 입구가 어디였는지조차 알 수 없게 되어버린 입구를 찾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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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기차가 서지않는 플랫폼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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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울지 않는 스피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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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절없이 녹슬어 가고 있는 시설물들은 소용이 다했다는 판정을 받고 쓸모없고 필요없어진 것들 특유의 비감함을 느끼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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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이 곳을 통해 많은 이들이 기대를 품고 떠나고 다시 그리움을 안고 돌아왔을 것입니다. 원릉역에는 그들이 흘린 동경과 그리움이 흩어져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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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제 원릉역에는 아마도 찾지 않고 머무르지 않습니다. 불현듯 서글픔과 허전함이 밀려듭니다. 잊혀지는 것만큼이나 잊혀지는 것들을 보고 있는 것도 힘든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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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 나오는 길에 더이상 기차가 서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깨우쳐주기라도 하듯 맹렬히 지나간 열차의 궤적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한가지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나 역시 살아오면서 수많은 간이역을 지나왔으며 그리고 그 중에 많은 간이역들을 기억조차 나지 않는 폐역으로 만들어 버렸다는 것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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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일은 흔히 기차여행에 비유되곤 합니다. 탄생이 출발역이라면 죽음은 종착역에 해당되겠죠. 또한 ‘인생은 절차’라는 말처럼 살아가면서 겪는 크고 작은 일들은 열차가 멈춰서는 역들에 해당된다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입학과 졸업, 취업과 결혼처럼 인생이란 여행 중에 큰 역을 지나기도 하고 수시로 만나게 되는 기쁨과 슬픔, 만남과 이별 같은 간이역에 잠시 머물기도 하면서 종착역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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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어쩌면 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한 삶이란 종착역에 빨리 도착하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도달하는 과정에 있을 것입니다. 더 많은 간이역에 들려 더 많은 추억과 그리움을 만들어가는 일 말입니다. 그러므로 크고 화려한 역사 따위는 필요없을 것입니다. 살아가면서 만나는 사람들과 나누는 따뜻한 말 한마디와 관심과 배려를 차곡차곡 모아 가며, 그렇게 매일매일 일상의 간이역을 세워 나가다 보면 먼 훗날 종착역에 이르렀을 때 미련도 회한도 없을 것이라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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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우리는 아니 당신은, 나는 얼마나 많은 간이역을 지나왔으며 또 폐역으로 만들어버렸나요? 기억나지 않는다구요? 그래도 잊지 마세요. 너무 많아서, 혹은 바빠서 따위의 이유들로 그렇게 하나하나 폐역으로 만들어가다보면 인생이라는 여행 전체가 아무것도 서지 않고 누구도 찾지 않는  폐역으로 가득차고 말 것이란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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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릉역

경기 고양시 덕양구 성사동 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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