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이야기거리 > 공감여행기 > 원숭이 머리 요리와 포천

추천여행기

원숭이 머리 요리와 포천

Facebook에 게시물 공유하기Twitter에 게시물 공유하기Email에 게시물 공유하기Print에 게시물 공유하기Share

원숭이 머리 요리와 포천

“중국 사람들은 네발 달린 것은 책상 빼고, 날아다니는 것은 비행기만 빼고 다 먹는다.”고 한다. 그러면서 언급되는 요리 중 하나가 바로 ‘원숭이 머리’다. 원숭이를 잡아 산 채로 책상 밑에 묶어 두고 동그랗게 구멍을 낸 상 위로 머리만 나오게 한 후 원숭이 뇌를 먹는다는 것이다. 어릴 적 그 이야기를 듣고는 기겁을 했었다. 어쩜 그렇게 잔인할 수가 있을까? 때 마침 영화 ‘인디아나 존스’가 한창 인기를 끌었는데 비슷한 장면이 있었다. 정말 중국 사람들은 원숭이 머리 요리를 먹는 것일까?

IMG_6778

포천으로 취재 가는 날 아침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흥미로운 기사를 읽었다. 윤덕노 음식문화 평론가가 쓴 ‘원숭이 머리 요리의 정체’라는 글이다.

# 명나라 때 ‘오잡조(五雜俎)’라는 문헌에서 임해의 원숭이 머리(猴頭)와 영남의 코끼리 코(象鼻)로 끓인 국이 맛있다는 기록이 보인다.

# 10세기 후반, 송나라 때 완성된 백과사전인 ‘태평어람(太平御覽)’에도 원숭이 머리 요리가 나오는데 ‘임해이물지(臨海異物志)’라는 고문헌을 인용해 임해지역에 사는 오랑캐들은 모두 원숭이 머리 국(猴頭羹)을 좋아한다고 적었다.

# 청나라 황실에서도 원숭이 머리를 먹었다는 기록이 있고 청나라 말기 황제보다 더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던 서태후를 모셨던 상궁 덕령이 쓴 ‘어향표묘록’에 원숭이 머리 요리가 나오니 서태후가 좋아한 요리였다.

IMG_6811

 

그런데 여기에 커다란 반전에 있었다. 중국 옛 문헌에 나오는 ‘원숭이 머리’는 진짜 원숭이가 아니라 버섯이라는 것이다! 이럴 수가!

“내용은 확인이 안 되지만 태평어람은 실제 원숭이 머리가 아니라 버섯이다. 서태후의 음식을 기록한 어향표묘록에도 원숭이 머리는 깊은 산속에서 나는 작물로 국을 끓일 때 사용하며 겨울에 딴 표고버섯과 비슷한데 수량이 극히 적기 때문에 값이 비싸다. 생김새가 마치 원숭이 머리를 닮았기에 지어진 이름인데 궁중은 물론 베이징 시장에서도 볼 수 있다.”

“은근한 불에 찌거나 얇게 썰어 볶는데 고기와 함께 요리하면 신선한 맛을 더할 수 있어 국으로도 끓인다.”

40여 년간 머릿속에 들어 있었던 정보가 사실이 아니었음에 커다란 배신감을 느꼈다. 그러니까 ‘원숭이 머리’로 알려진 것이 실은 버섯이었으며 우리는 이를 ‘노루 궁둥이 버섯’으로 부른다는 것, 중국의 원숭이가 황해를 거치면서 노루가 되었다는 얘기다.

아트밸리_파노라마

 

IMG_7122

 

사설이 좀 길었다. 아무튼 이날 포천 아트밸리를 방문했다. 아트밸리는 화강암 채석장이었던 곳이 돌을 주제로 한 문화예술공간으로 변신한 명소다. 아트밸리와 안쪽 천문과학관을 관람한 후 점심 식사를 위해 아트밸리 입구에 있는 식당을 찾았다.

이곳의 메뉴는 ‘만버칼’, 궁금해 물었더니 만두+버섯+칼국수의 머리글자를 딴 것이라 한다. 그러면서 포천의 버섯이 유명하다고 일러준다. 사실 궁금하기는 했다. 포천에 막걸리와 갈비 외에 다른 특산물이나 먹거리가 없는지 말이다. 생각해보니 포천으로 오가는 길에 능이버섯을 찌개를 내놓은 식당을 여럿 보기는 했다. 제법 골이 깊은 산자락과 맑은 계곡이 포천에 많으니 버섯을 비롯한 ‘좋은 산자락 식재료’가 있을 법 하기 때문이다.

IMG_7072

 

주 메뉴인 만버칼 전골을 주문하니 전골냄비에 만두가 깔리고 육수를 붓고 그 위에 버섯이 올려져있다. 버섯의 종류는 팽이버섯, 포고버섯, 새송이버섯, 느타리버섯 그리고 노루궁둥이버섯!

아니~!. 원숭이 머리가 나왔다! 순간 소름이 쫘악~~!

노루궁둥이 버섯은 손으로 찢어 큰 덩어리 형태로 올려졌다. 정말 노루 궁둥이 같은 모양이다. 손대지 않은 원래 버섯 모양을 보니 또 손오공이 연상될 정도로 원숭이 머리 모양이기도 하다. 맛은 어떨까? 조금 쌉쌀하다. 버섯이야 원래 항암효과와 치매 등 몸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노루궁둥이는 어떨까? 궁금증이 올라왔다.

IMG_7163

버섯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성분 중 면역 활성화 기능을 활발하게 만들어 주는 것은 항종양 다당류의 하나인 ‘β-D-글루칸’ 이라 한다. 일본 시즈오카대학의 명예교수이자 농학박사인 미즈노 다카시에 따르면 ‘야마부시 다케’에 이 성분이 많이 들어있는 데 일본말로 ‘야마부시’는 ‘수도승’이란 뜻이고 ‘다케’는 버섯이다. 그런데 수도승 버섯이 중국말로는 ‘후두’이고 한국이름은 ‘노루 궁둥이 버섯’이다. 아마 그 모양 때문에 수도승이 연상되지 않았나 싶다. 아무튼 미즈노 다카시 박사는 중국 유학생으로부터 버섯 연구를 제안 받았다.

“중국에서 위장약 또는 머리가 좋아지는 버섯으로 애지중지되고 있는데, 그밖에도 대단한 효능이 있을 것 같아요. 한번 분석해 보시겠어요? 중국에서는 곰발바닥, 해삼, 상어지느러미와 더불어 4대 산해진미가 되고 있기도 해요.”

학생이 내민 것이 바로 야마부시버섯 이었으니 이후 미즈노 다카시 교수는 “야마부시 버섯의 약효와 이용”이라는 논문과 “치매, 암, 당뇨에 듣는 효능버섯, 야마부시버섯”이라는 책도 내었다한다.

매일 새벽 포천 직두리 종묘 버섯연구소에서 가져온 신선한 버섯으로 만든 만버칼 전골로 점심을 맛있게 먹었고, 특히 노루궁둥이 버섯을 먹으며 이런 저런 생각을 했다. 포천시청에서 조금 더 홍보하고 상품화 하면 멋진 작품이 나올 것도 같다고.

 

IMG_7117

Tip. 만버칼 전골은 2인 22,000원 3인 33,000원 4인 39,000원. 더불어 수제 어린이 돈가스가 8,000원이다. 아이들이 버섯을 좋아하지 않는 경우가 있으니 이를 배려한 듯하다. 하지만 나중에 보니 돈가스가 어른용처럼 크고 맛이 좋아 어른들이 돈가스를 먹고 아이들이 버섯요리를 먹고 있었다. 필자도 돈가스 맛이 아주 좋았다^^

 

만버칼

/ 경기 포천시 신북면 아트밸리로 234

/전화 031-535-0587

/http://www.menupan.com/Restaurant/Onepage.asp?acode=H492560

 

3 추천

TAG



댓글작성은 로그인하신 후 가능합니다.

해당 페이지의 만족도 조사에 많은 참여 부탁 드립니다.
오류신고 잘못된 관광정보를 발견하시면 신고해 주세요
만족도 조사

해당 페이지의 만족도 조사에 많은 참여 부탁 드립니다.


  • Facebook
  • KakaoTalk
  • Google Plus
  • Kakao Story
  • Twit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