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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가을관광주간] 남한산성의 추천 먹거리

조선시대 사람들은 무엇을 시켜먹었을까?

효. 종. 갱.

가을이 되니 찬바람이 분다. 따끈한 국물이 끌리는 계절이 된 것이다. 이리저리 노란 은행잎이 발끝에 채이고 단풍잎이 물드는 남한산성을 돌고나니 목이 컬컬하다. 땀까지 한바가지 흘렸으니 으슬으슬 춥기도 하다. 이럴 때 딱!인 음식이 있으니 바로 효.종.갱.이다.

액자

효종갱…. 무얼까? 새벽 효(曉), 쇠북 종(鐘), 국 갱(羹)자를 쓴다. 조선시대, 통행금지가 풀림을 알리는 파루(罷漏) 종이 둥둥둥 울리면 끼이익~ 성문이 열렸다. 기다렸다는 듯 커다란 항아리를 싣고 대기하고 있던 수레가 성안으로 들어가 대감 댁에 배달되었으니 수레에는 양반님 네들이 ‘어허~ 시원하다’를 연발하던 국이 실려 있었다. 새벽종소리와 함께 배달되던 국! 양반들은 왜 그 시각까지 깨어 있었으며 무슨 국을 먹은 것일까?

정답부터 말하자면 효종갱은 조선시대 양반 댁으로 배달되던 해장국이다. 해정(解酲) 즉, ‘숙취를 풀다’ 는 말이 와전돼 해장(解腸)이 되었다는 해장국은 ‘국물민족’이라 불릴 만큼 해장을 즐겼던 우리민족의 대표적인 음식이다. <임원십육지(林圓十六志)> 같은 고서(古書)를 보면 탕류 만도 58종이나 되니 전주 콩나물 해장국, 부산 해운대 복국, 충청도의 올갱이국, 동해의 곰치국, 제주의 오분자기, 서울 선짓국, 하동 재첩국 등 전국적으로 유명한 국이 많다. 제주도 몸국, 여수 장어탕, 태안 우럭젓국에 대구 따로 국밥도 그러하니 전국 방방곡곡 그만의 이야기와 맛을 가진 것들에는 한결같이 해장에 좋다는 평이 뒤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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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 남한산성에서 이름 높은 해장국이 바로 효종갱이다. 남한산성(南漢山城, 광주성)은 한양을 수호하던 중요지역 중 한곳으로 병자호란 때 인조 임금이 47일간 머물었으며 숙종 연간에는 600여 가구에 2400명이 살았다. 광주유수부(廣州留守府) 시절 벼슬아치들이 많이 머물렀으니 산성(山城)내에서 끓였던 해장국은 입소문 나 한양으로 배달을 가기에 이르렀다.

 

해동죽지

 “廣州城內善調此羹造法

광주성(남한산성) 내에는 효종갱(曉鐘羹)을 잘 끓인다.

菘心爲主菽芽松栮標高牛肋陽骨海蔘全鰒和土醬終日煮熱

배추속대와 콩나물, 송이버섯과 표고버섯, 소갈비, 해삼, 전복을 토장에 섞어 종일 푹 곤다.

夕天以線裏缸擔送于京城時宰家時値曉鐘

밤에 이 항아리를 솜에 싸서 서울로 보내 새벽종이 울릴 때면 재상집에 이른다.

羹缸猶溫爛酒啜羹甘澹香膩

국 항아리가 아직 따뜻하고 속풀이에 더없이 좋다.

名擅一世或目之以北村羹

한때 이름을 날렸으며, 어떠한 사람은 이를 북촌갱이라고도 한다.

 —–  『해동죽지(海東竹枝)』에서———

『해동죽지(海東竹枝)』는 1856년 경기도 광주(廣州)에서 태어난 언론인 매하(梅下) 최영년(崔永年1856~1935)이 쓰고(1921년) 매일신보 논설부장을 지낸 제자 송순기(宋淳夔ㆍ1892-1927)가 상. 중. 하편으로 나뉘어 세시풍속 등 다양한 이야기를 엮어 출판(1925년)한 책이다. 이중 음식명산(飮食名産)에 효종갱(曉鐘羹)이 소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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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기다리던 효종갱이 앞에 놓인다. 상위에 올라와서도 보글보글 끓는 뚝배기의 가운데 큼직한 전복이 떠억 하니 누워있다. 전복 옆으로 송이버섯이 다소곳이 앉아있고 그 밑에서는 큼직한 쇠갈비가 우직하게 때를 기다리고 있다. 국물을 한 술 뜨니 카~~ 뜨끈하고 담백하다. 배추속대 등 들판의 야채와 소고기와 갈비 등의 육고기 그리고 바다 속 해산물이 어우러진 절묘한 맛이다. 갈비국에 영양가가 높은 해물과 버섯을 넣고 오래도록 끓여냈으니 소화가 잘 되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고, 고춧가루나 고추장을 쓰지 않아 담백하고 부드러워 속을 달래는 데 그만이다. 조선시대 양반님 네의 최고급 해장국으로 인기를 얻었던 이유가 절로 고개 끄덕여지고 ‘보양식’이란 단어도 절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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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송이와 표고와 갈비와 전복 등 이리 다양한 식재료를 산속에 자리한 남한산성에서 어찌 구했을까? 답은 송파나루에 있었다. 남한산성 연주봉 옹성에 오르니 장날이면 80여척의 배가 모여들던 송파나루가 코앞이다. 삼남지방에서 소장사들이 몰려들고, 해산물들이 속속 도착했으니 이곳에서 신선한 소갈비, 해삼, 전복, 야채 등을 구했음이다. 이것을 밤새도록 끓여 우마차에 싣고는 두툼한 이불로 감싸 단도리를 단단히 한 후 남한산성에서 송파나루를 거쳐 잠실섬, 뚝섬나루를 지나 동대문에 대기하고 있다가 성문이 울리면 장안으로 들어가 재상집에 당도했다. 솜이불에 싸 아직도 뜨끈한 항아리 속 ‘효종갱(曉鐘羹)’은 이렇듯 양반상에 올랐다. 귀한 재료를 하루 종일 푹 고아, 이고 지고 사대문안 양반댁 밥상까지 보냈으니 그 수고가 이만저만하지 않다. 크고 작은 연회로 밤새 술을 마신 속을 다스리기 위해 시켜 먹던 최초의 배달 음식이자 조선 최고의 뇌물음식이었다는 설이 있을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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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에서 이렇듯 재미난 이야기가 담뿍 담기고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음식을 맛볼 수 있음에 돌아오는 길이 흥겹기만 하다. 올 겨울 눈이 펄펄 내리는 날 뽀드득뽀드득 남한산성을 밟고 나서 어깨에 내린 눈을 툭툭 털고 들어가 뜨끈한 효종갱 한 그릇을 마주할 계획을 세워본다. 벌써부터 가슴이 쿵쾅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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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한산성 효종갱 요릿집

고향산천. 전화 031-742-7583 주소 경기 광주시 중부면 남한산성로 76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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