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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광주 가볼만 한 곳, 조선 여류시인 ‘허 난설헌’ 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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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광주 주변을 오가면서 ‘허 난설헌 묘’라는 이정표는 자주 봤는데 막상 가 볼 기회가 쉽게 만들어지지 않더라구요. 역사 여행을 좋아하는 언니가 놀러와서 수도권 근교 나들이를 나서면서 들러보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저희 둘의 여행 취향에 딱 맞는 그런 장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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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난설헌 묘’에 도착했을 때 생각했던 것보다 규모가 커서 입이 딱 벌어졌습니다. 과장 않고 정말 왠만한 왕릉 만 하더라구요. 햇볕 잘 드는 양지 바른 야산에 위치해 있었는데 3단으로 된 가족묘처럼 되어 총 7기의  묘가 있었습니다.  그 중 허난설헌 묘는 아래에서 첫번째 단 오른쪽에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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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허 난설헌’이 어떤 인물인지 확인하고 가야겠죠? 허난설헌은 조선 중기 선조 때 활동했던 여류시인입니다. 생존연도는 1563~1589 . 본명이 초희입니다. 이름 정말 예쁘죠. 고향이 강릉이라서 생가는 강원도에 있는데 묘가  경기 광주에 있을 줄이야. 사실 허난설헌은 소설 ‘홍길동전’을 쓴 허균의 누나로 더 유명합니다. 8살 때부터 시를 짓기 시작했다니 아마도 이 남매의 문학적 재능은 타고난 것이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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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바로 허난설헌 묘입니다. 15살에 안도 김씨 김성립과 결혼했지만 딸과 아들을 연이어 일혹 오빠 허봉이 귀양가는 등 연이어 불행한 일을 겪었습니다. 허난설헌도 27살에 요절했더라구요. 전반적으로 불행한 삶이었는데 그 고통을 시로 승화시켰습니다. 허난설헌이 죽은 뒤에 동생인 허균이 누나의 작품 일부를 명나라 시인에게 보내어  중국에서 ‘난설헌집’이라는 이름으로 출간되어 격찬을 받았고 일본에서 간행되기도 했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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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 옆에 있는 시비에 허난설헌이 아들, 딸을 돌림병으로 잃고 뱃속 아이마저 죽고 난 뒤 쓴 “곡자(子”)라는 시가 새겨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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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난설헌 묘 옆에 나란히  있는 2기의 무덤이 바로 허난설헌의 아이들 묘라고 합니다. 비문을 허난설헌의 오빠인 허봉이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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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아이들과 나란히 자리잡은 허난설헌의 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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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 지내는 제각이 무덤 바로 옆에 으리으리하게 지어져 있습니다. 과연 조선시대 세도가 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허 난설헌의 남편은 안동  김씨 가문의 김성립이었습니다. 여성에게도 교육의 기회를 주었던 자유로운 허난설헌 집안의 가풍에 비해 굉장히 보수적인 안동 김씨 집안의 가풍과 며느리의 시재를 전혀 인정하지 않았던 시어머니, 밖으로만 겉돌았던 남편 김성립, 연이은 아버지와 오빠의 죽음, 그리고 아이들의 죽음까지 열 다섯부터 스물 일곱까지 봉건적인 조선 시대를 살았던 여성 허 난설헌은 불행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죽을 때 자신의 시를 다 태우라 말했다는데 정말 그 시집에선 그녀의 시를 다 태웠다고 합니다. 현재 전해지는 시는 허균이 외우고 있던 시와 허난설헌이 시집가기 전 친정에 남겨두었던 시라고 합니다. 그 시들 만으로도 천재적인 재능을, 당시에도 국제적으로(중국, 일본) 인정받았을 정도인데 죽기  전까지 삶의 고통이 녹아 있었을 시들이 전해지지 못하는 게 정말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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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난설헌의 묘는 굉장히 잘 관리되고 있었습니다.  그 규모와 관리 상태에 놀라면서도 마음 한편 재능을 꽃피울 수 없었던 시대에 태어난 허난설헌의 안타까운 삶이 생각나 짠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따뜻한 겨울 햇살이 그녀와 그녀의 아이들을 함께 어루만져 주고 있었습니다. 이렇게라도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음이 그녀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었으면 좋갰네요.

허난설헌 묘 : 경기도 광주시 초월읍 지월리 위치. 경기기념물 제9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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