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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누리길 12구간 연천 통일이음길에서 만난 고라니와 외가리 그리고 나를 되돌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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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누리길 작년에 처음으로 걸어봤는데요 무언가 의미가 있고 꼭 한 번 모두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길이었습니다. 평화누리길은 총 12구간으로 김포시, 고양시, 파주시, 연천군에 걸쳐있으며 제가 간 평화누리길 12구간은 연천군 마지막코스로 11코스인 임진적벽길이 끝나는 군남홍수조절지에서 시작하여 경원선 철도 중단점을 알리는 신탄리역까지 펼쳐져있습니다. 총 24km 7시간 10분이 소요되는 코스로 로하스파크, 신망리역, 도신리 방아다리를 지나고 중간에 옥계마을과 차탄천을 따라 펼쳐진 자전거 길을 따라 걷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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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날씨에 시작했지만 끝내는 추적추적 비가내리고 물안개가 산 능선을 따라 피어오르는 광경을 보며 걸어보았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완주는 못했지만 기회가 된다면 중학교 1학년, 초등학교 5학년 우리아이들과 가족과 함께 걸어보고 싶어서 준비한 시간이었습니다. 군남홍수조절지에서 로하스파크까지 걷다보면 군남홍수조절지 댐과 율무 밭이 풍경처럼 펼쳐진다고 하는데 이 풍경은 시기상 봄이라 울창하지 않을 테니 일단 접어두고 옥계리마을을 지나 신망리역 방아다리 등 주요 포인트를 걸으며 78번국도와 3번국도 주변으로 걸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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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천로하스파크에는 전통한옥과 수많은 항아리들이 즐비하고 한쪽으로는 생태습지원이 조성되어 있답니다. 이 로하스파크를 지나 도로를 따라 내려오면 바로 옥계리 오래된 벽화들이 드문드문 보이고 붉은 갈색으로 칠해진 대문과 담쟁이 넝쿨이 조화를 이루며 공존하는 마을 풍경이 하도 아름다워 카메라에 담으며 마을을 걸어 나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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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주욱 걷기만 하는 것 보다 조금 머무르고 싶다 하는 생각이 드는 곳이었습니다. 걷다보면 발견하는 소소하고 작은 아름다움들이 마음에 와 닫는 것 같습니다. 옥계리에는 드라마미술전시관도 있고 구석구석 벽화길도 조성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길을 걷다보면 주변에 철조망을 친 군부대도 보이고 너무도 조용한 마을이어서 두렵기도 하지만 이럴 때 제가 바라보는 것들은 역시나 자연과 마주하게 됩니다. 누군가 말을 걸어주기를 기다리는 듯이 아무도 없는 논에서 홀로 주인인양 고개를 들고 이방인을 바라다보는 두루미는 역시나 이곳의 주인은 지금껏 이곳을 지키며 살아온 우리들이야 라고 말하며 터주대감 행세를 하는 것 같습니다. 가만 서서 사진을 찍어도 날아가지 않습니다. 또 보이지 않는 자기 구역이 있는 것처럼 논을 사이에 두고 두루미들은 서로 멀찍이 떨어져서 무언가 자기 일에 열중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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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른 들판에는 이곳 사람들이 심어놓은 새싹들이 자라고 은행나무가 심어진 가로수길은 보기만 해도 곧고 시원하게 뻗어있습니다. 자동차라고는 어쩌다 한번 정말 시골길에서 만난 버스는 반갑고 아주 호젓한 길입니다. 가끔은 자동차가 없는 이 길에서는 내가 왕이다 하며 지나가는 경운기는 ‘아! 이제 농번기가 시작될 철이구나’ 논에 물을 가두고 이제 너른 들판을 푸르게 푸르게 모를 심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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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옥계리를 돌아 도착한 신망리역은 철길을 따라 주 욱 걸어볼 수 있게 조성된 길이 이어졌고 역무원이 상주하지 않는 무인역으로 기차시간표만 덩그러니 놓여있었습니다. 화장실과 간의 의자가 마련되어 있어서 잠깐 쉬었다 가면 좋을 만한 공간입니다. 철길 건널목과 기차역 주변으로 누군가 기차를 나고 떠난 주인을 기다리는 자전거와 마치 살아있는 기차길을 연상하게 하는 작은 벽화들이 보입니다. 철길 옆에는 마치 활짝 웃으며 기차를 타고가는 사람들의 얼굴을 형상화한 작품들이 웃음을 자아내게 합니다. 하나같이 이를 모두 드러내고 활짝 웃는 사람들의 표정을 보면 지금까지의 힘든 걸음을 잊게 만들어주기에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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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길을 잡아 평화누리길 표시를 따라 기차길 옆으로 난 작은 길을 바라다 보니 그곳엔 봄의 꽃들이 강해진 햇살에 꽃잎이 하얗게 타들어가고 그 꽃들을 위로하기라도 하듯이 빗방울이 꽃잎에 반짝 빛나고 있었습니다. 죽단화와 라일락이 소담스럽게 핀 길을 따라 걸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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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초리와 도신리 사이를 흐르는 차탄천은 그야말로 생명의 보고였습니다. 도신교에서 만난 고라니. 난생처음으로 동물원이 아닌 곳에서 그야말로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커다란 동물을 보게 되었습니다. 사진을 찍는 나도 놀라고 고라니도 놀라고 서로 놀라 어찌해야 할지를 모르다가 안녕 하고 인사를 하듯이 몸을 움직여 보았는데요 한참을 그렇게 바라다 보고 있더니 그 인근을 지나던 자동차 소리에 놀라 천을 따라 줄행랑을 치는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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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이라는 말이 있지요. 영겁의 세월 속에서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이 문득 떠오르며 연천의 고라니와 나와는 나도 모르는 또 다른 세상에서 어떻게 인연이 되어 오늘 이렇게 마주하게 되었을까? 자신과 자연과 그리고 호젓한 길 안에서 많은 것들을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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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생활 속에서는 절대로 빠져들 수 없는 ‘내면의 자기 자신’ 잊고 지낸 영겁의 세월 속에 면면히 흐르는 영혼은 혹시 고라니라는 환상으로 내게 보인 것은 아닐까? 신비롭고 아름다운 체험이었습니다. 비록 만나는 사람도 없고 누군가 와서 내게 말을 걸어주지도 않는 길이지만 평화의 누리길에서 저는 자기 자신과 만났다고 생각합니다.

길보다 낮은 집들이 드문드문, 천을 가로질러 낸 낮은 다리들 그 위로 물소리를 들으며 걷는 길은 조용하지만 작은 것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작은 것에 아름다움을 느끼며 걷는 길이었답니다. 그리고 만난 철도중단점 이 즈음을 걸으면서는 비가 우두둑 쏟아져서 우산을 써야했고 빗속에 금낭화는 초롱초롱하게 큰꽃아으리라는 야생화도 만날 수 있었고 하얀 불두화도 탐스럽게 마지막 저의 도보길을 아름답게 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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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중단점에는 기차가 더 이상 다니지 않을까요? 정답은 아닙니다. “철도중단점, 철마는 달리고 싶다.”라는 푯말이 무색하게 경안선 열차가 씩씩하게 지나고 있더라구요 저의 마지막 종착지 신탄리역에서 백마고지역까지 가는 경원선열차였답니다. 백마고지역까지 약 7분이라고 하더라구요 인근 주민한테 물어보니 백마고지에서 강원도 철원으로 넘어가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한다고 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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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누리길은 자전거 길과 도보길이 마련되어 있답니다. 중간 중간 걸으면서 북한을 조망할 수 있는 산인 고대산, 겨울에 고대산을 오른다면 역고드름 꼭 보고 싶고, 태풍전망대, 내산리계곡, 심원사, 열쇠전망대 등 다양하게 주변 볼거리들이 있어서 한 1박 2일 가족과 함께 꼼꼼하게 보고 싶은 곳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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