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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막걸리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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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막걸리 기행

포천 이동 막걸리 & 양평 지평 막걸리

날이 참 꾸물꾸물 하다.
조마조마하던 북한과의 접촉은 일단락되었고 하늘은 비를 후득 후득 뿌리고 있다.
이런 날은 막걸리가 진리(眞理)다.

이야기 한 통 담은 막걸리 한 주전자

포천에 다녀오며 사온 막걸리가 나를 바라본다. 막걸리. 인류의 역사만큼 오래된 것이 있다면 바로 술(酒)의 역사일 것이다. 지역마다 나라마다 술의 종류와 재료가 다양한데 ‘우리 술’은 무엇일까? 소주도 있고 맥주도 있지만 막걸리가 아닐까싶다. 수식어처럼 따라붙는 ‘서민의 술’이니 말이다.

어릴 때인 1960~70년대는 막걸리가 일상이었다. 땀방울 한 사발을 뽑아낸 논둑과 밭둑에 앉아 새참으로 막걸리를 먹었고, 고단한 노동에 지친 공사판 현장에 시원한 막걸리가 딱이요, 대학가 잔디밭에서도 컬컬한 목을 축이기에 막걸리만한 것이 없었다. 꿀꺽꿀꺽 한 사발 들이켜고 나면 배가 불뚝 부르고 취기가 오르며 뱃심이 든든해지니 없던 힘이 솟구치곤 했다.

온갖 시름 내려놓은 막걸리 건배

그런 막걸리를 만들어내는 곳이 양조장이다.

소설이나 TV 속에서 만나게 되는 양조장 두 곳을 소개해본다.

 

하나. 포천 이동 막걸리 공장

지난 겨울도 그렇고 올 여름도 그렇고 포천을 돌아다니는 내내 막걸리가 눈에 띄었다. 가는 식당마다 막걸리가 있었고 막걸리 통으로 이글루를 만들어 놓은 곳이 있었으며 곳곳에 가판대가 나와 있어 어디라도 차를 멈추고 막걸리를 살 수 있었다. 이것이 그 유명한 포천 이동 막걸리로 포천 이동 양조장에서 생산해 낸다.

막걸리 맛을 좌우하는 것은 물(水), 백운 계곡의 맑고 시원한 물에 청정 철원 오대미를 이용, 숨 쉬는 질그릇 항아리 즉 옹기를 이용해 술을 담그기에 360리터 대형 옹기 300여개가 줄을 서 있다는데 보안상 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낡은 듯 허름한 양조장 굴뚝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연기가 피어올랐다. 그 옛날처럼 막걸리 양조장이 힘차게 돌아가 쌀 막걸리, 조 껍데기 막걸리, 검은 콩 막걸리, 더덕 막걸리 등 여러 종류의 막걸리를 생산해 전국 각지 술꾼들의 입맛을 만족시킨다.

이 술은 1964년부터 포천의 군부대에 납품 되었었다. 고된 훈련을 마친 군인들이 내무반으로 돌아와 들이키던 막걸리가 얼마나 맛있었을까. 휴가 나와 한 잔, 제대하고 한 잔 하며 그 맛을 잊지 못하니 포천 막걸리는 단순히 맛있는 술, 그 이상으로 추억과 인생이 담긴 술이다.

캡처2

여섯가지 종류의 이동 막걸리

포천 이동의 슈퍼는 막걸리 직판장도 겸한다.

 

. 양평 지제 막걸리, 지평주조

1925년에 문을 열었으니 2015년인 올해를 기준 딱 90년이 되었다. 행정구역으로 지제면에 있기에 ‘지제 막걸리’ 외부에서는 ‘지평 막걸리’로 부른다(2006년에 지제면이 지평면으로 개칭).

처음 지평 막걸리 양조장(지평주조)을 찾았을 때의 감동은 매우 컸다. 80년대 이후 문 닫을 고비를 여러 번 넘겼지만 검게 그을린 2층 함석지붕 건물은 뚝심과 정직한 맛으로 버티고 있었다. 모 방송국 드라마 ‘술의 나라’의 배경이 되면서 잠시 유명세를 타기도 했지만 시류에 상관없이 뽀얗고 달착지근한 막걸리를 만들어냈다. 세월에 그을리고 부서졌지만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는 함석지붕 건물처럼 술맛도 예전 그대로라며 주변 어르신들은 고개를 끄덕이셨다.

이 곳에는 만든 지평 막걸리를 파는 곳은 단 한 곳, 길 건너 허름한 가게로 무릎 튀어나온 추리닝에 삼선 슬리퍼를 끌고 막 잠에서 깨어난 듯 부스스한 머리의 아저씨가 지키는 곳이었다. 그곳에 직접 가지 않으면 지평막걸리는 맛볼 수 없었다. 가끔씩 말통으로 막걸리를 사가는 아날로그 풍경이 펼쳐지는 그곳 막걸리는 어머니의 뽀얀 젖처럼 희고 달착지근한 목넘김으로 쩍쩍 갈라지고 탁탁 타들어가는 민초(民草)들의 가슴을 여전히 보듬어 주고 있었다.

(참고로 지평 막걸리 공장은 현재 컨베이어 벨트에 자동화 시스템이 들어서고 인터넷 판매도 한다.)

100년 세월의  지켜온 지평막걸리 양조

소박하고 정겨운 지평막걸리

지평 쌀 막걸리를 파는 판매장

예전에는 이런 막걸리 양조장이 면단위마다 있었다. 한창일 때는 양조장의 수가 2천5백 여 개에 달했으니 맥주회사 2개, 소주회사 10개와 비교하면 그 파워가 막강했다. 전체 술 소비량의 70%를 넘었고 1974년엔 막걸리 출고량이 168만㎘로 최고를 기록했다. 그러던 것이 80년대부터 소주와 맥주에 밀리면서 막걸리 양조장이 줄줄이 도산해 문을 닫았다.

때문에 지평막걸리 공장이 현대화됨에 아날로그 감성으로는 많이 아쉽지만 생존해 살아남아 많은 사람들이 지평막걸리를 즐기고 기억할 수 있게 됨에는 안도의 한숨을 쉬어본다.

 

지평막걸리가 만들어지고 있는 술 항아리

 

Tip. 포천이동주조(양조장 031-535-2800), 포천일동주조주식회사(031-535-6833), 포천막걸리(031-535-2045) 등 포천 지방에는 막걸리를 만드는 곳이 많다. 또한 포천에는 막걸리를 파는 슈퍼와 이동막걸리 직매장(031-535-8673)등 판매장이 지천이다. 지평 막걸리는 양조장 건너의 지평막걸리판매장(031-773-7029)에서 살 수 있고 지평막걸리 판매 연합(www.jipyeong.kr)도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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