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여행
추천여행
연천 호로고루성 해바라기

OPENNESS AND PEACE

이전
OPENNESS
AND
PEACE
평화누리에서 시작된 지속 가능한 여정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의 푸른 언덕 위에 서서 색색의 바람개비가 돌아가는 풍경을 감상해본다. 시원하게 탁 트인 시야가 지역의 경계를 허물고, 역사적 문화유산이 살아 숨 쉬며 시간의 경계를 허물었다. 생태를 보존하고, 함께하는 삶의 가치를 배우면서 과거에서 현재로 그리고 다음 세대로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확장된다.

마치, 축제의 시간과 같이

2005년 세계평화축전을 계기로 드넓은 언덕 위에 세워진 평화누리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역할 하며 생동감 넘치는 경험을 이끌어내고,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교류할 수 있는 장을 열어준다. 음악의 언덕으로 불리는 잔디밭 한편에 자리한 대형 야외 공연장에서는 다양한 공연과 행사,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평화누리 피크닉 페스티벌’ ‘파주포크 페스티벌’ 등이 일상 속 소소한 행복을 응원하며, 음악으로 하나 되는 시간을 선사하기도. 그런가 하면 바람의 언덕에는 3,000여 개 바람개비가 쉼 없이 돌아가며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흘러가는 바람을 형상화해 보여준다.
그 너머로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내는 4개의 거인상이 언제나처럼 여행자를 반긴다. 휙 둘러보는 시선에 새로운 설치 작품이 눈에 띄어 가까이 가보니 2023년 DMZ OPEN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설치된 김홍석 작가의 <불완전한 질서 개발-회색 만남>이다. 텐트 천에 공기를 주입해 만든 것으로 완전함의 추구, 다수를 설득하기 위한 공통의 개념 등을 거부하며, 오로지 개인에 의한 자의적 표현만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2023년 정전 70년을 맞이하면서 새롭게 개편된 DMZ OPEN 페스티벌은 ‘열린 DMZ, 더 큰 평화’를 주제로 DMZ의 생태·평화·역사적 가치를 알리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해 여행자와 지역민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행사를 다양하게 펼친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바람의 언덕 위 바람개비 바람의 언덕 위에 세워진
3,000여 개의 바람개비가 쉼 없이
돌아가며 장관을 연출한다.
(위) ‘통일부르기’라 불리는
4개의 거인상이 북쪽을 바라보며
일렬로 서 있는 모습.
민통선 구간을 연결하는
임진각평화곤돌라
평화랜드의 슈퍼바이킹
임진강 평화등대
임진강 독개다리
Info.
임진각관광지
경기 김포시 하성면 가금리 193-7
국립6·25전쟁납북자기념관
경기 파주시 문산읍 임진각로 153
임진강 독개다리
경기 파주시 문산읍 마정리 1400-5
평화랜드
경기 파주시 문산읍 임진각로 148-33
임진각평화곤돌라
경기 파주시 문산읍 임진각로 148-73

때때로 여행,
평화누리를 누비는 시간

DMZ 여행의 시작은 임진각이다. 이곳은 1972년 남북공동성명 발표 직후 개발·조성된 관광지로 전망대를 비롯해 북한 실향민을 위한 망배단 등 6·25전쟁과 남북 분단에 관련된 유의미한 장소들이 모여 있다. 또한 임진각 한쪽에는 한반도를 본떠 만든 통일연못과 평화의 종, 미국군 참전 기념비 등이 자리한다. 이곳에 서 일종의 워밍업을 마쳤다면 보다 깊은 사유를 할 수 있는 국립6·25전쟁납북자기념관에서 다양한 구성의 상설 전시를 관람해보자.
1층 특별전시실과 2층 상설전시실 및 디지털 라이브러리를 찬찬히 둘러본 뒤 3층 전망대에 올라 바라보는 임진강과 임진각 관광지, 평화누리는 조금 색다른 감상에 젖게 할 것이다. 그런 다음 도보로 7분 남짓 산책하듯 도착한 곳은 임진강 독개다리. 이는 6·25 당시 폭격으로 파괴된 교각을 활용해 철교의 형태를 재현 한 것으로, 과거·현재·미래 구간으로 구성된 다리를 걸으며 평화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든 인도교이다. 민통선 내에서 특별한 절차 없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을 더한다. 다리에서 내려와 예술 체험 공간인 벙커전시관에 들러 체험형 미디어아트를 만나보자.
이곳은 전시 상황에서 다시 군사시설로 활용된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음의 미학,
세계 유일 민통선을 오가는 곤돌라를 타고

단숨에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장소가 있다면, 단연코 놀이동산을 떠올릴 것.
모름지기 나들이의 묘미를 즐기고 싶다면 평화랜드로 발길을 옮겨보자. 제법 스릴 넘치는 미니바이킹부터 비행기 모양의 점퍼보트, 빙글빙글 돌아가는 뮤직익스프레스 그리고 소방차와 물보트 등 아기자기한 탈것이 24개나 있다. 이렇게 신나게 놀이기구를 타고 즐겼다면, 이제는 좀 더 높은 하늘길을 지나 임진강을 통해 남과 북을 자유롭게 오갈 차례다. 임진각평화곤돌라는 세계 유일의 민간인통제구역 곤돌라로, 임진각의 하부 정류장을 출발해 총 1.7km 길이를 오가며 임진강전망대와 갤러리 그리브스까지, 다양한 장소를 빠르고 편안하게 둘러볼 수 있도록 한다. 10인용 캐빈이 총 26대 운영되는데, 그 중 9대는 크리스털 캐빈으로 바닥이 투명해 50m 상공에서 펼쳐지는 아찔한 뷰가 인상적이다.
비단잉어가 떼 지어 노는 통일연못
임진강의 누각이라는 의미를 지닌 임진각
김홍석 작가의 설치 작품 <불완전한 질서 개발 - 회색 만남>, 2023
지하 벙커 전시관 BEAT 131
습지체험원인 수풀누리
평화누리 캠핑장 내 카라반존
사람의 얼굴을 나무로 형성화한 조형물

캠핑장에서의 하루, 일상과 여행 사이

모든 여정을 마친 뒤 다시 돌아온 평화누리. 이곳 평화누리 캠핑장에서 DMZ를 관망하며 하루를 마무리해볼 계획을 세워도 좋겠다. 드넓은 부지에 ‘카라반, 오토캠핑, 에코캠핑, 캠프닉&BBQ’ 등 다양한 캠핑 형태를 경험할 수 있는 126면 규모의 사이트가 조성되어 있다. 여기에 평화누리와 생태자연체험공간인 ‘수풀누리(습지체험학습원)’, 복합문화공간인 ‘DMZ생태관광지원센터’가 인접해 있어 지루하지 않은 일상을 보내기에 좋다. 게다가 완벽하게 자연 속에 위치해 계절마다 봄의 꽃과 여름의 초록, 가을 코스모스와 겨울의 철새 등 다양한 생태를 경험하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캠핑의 밤은 수풀누리의 미디어쇼와 함께 반짝반짝 빛이 나며 저물어간다. 풀숲으로 스며 나오는 색색의 빛과 민들레씨 조형물, 메타세쿼이아길을 따라 밤 산책을 즐겨보자. 이 여정의 마무리는 하나그루 앞. 북쪽에서 수풀누리로 날아온 꽃씨가 무궁화와 함박꽃으로 함께 피어나는 한 그루의 나무라는 설명이다.
수면에 반영되는 모습이 근사해 여행의 추억을 오래도록 기억하게 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