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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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여행기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가을 전시

작성자이진형수정일2021-10-08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1

미술관 앞에 조성된 화단에는 루드베키아가 꽃이 가득했습니다. 전시가 끝나고 새로운 전시가 시작되듯 피고 지는 꽃들의 순환 전시는 가을까지 계속될 것 같습니다. 방문했던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은 사전 예약을 통해 관람이 가능한 곳이지만 허용 가능한 관람객 인원에 맞춰 예약 없이 현장 방문을 통한 관람도 가능했습니다.


바람보다 먼저
Before The Wind
2021.8.18~11.7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2

단(斷) _ 이억배 작가
작품 높이 135cm
(1985년)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3

격변기 1980년대에 민주적 시민의식의 성장과 발맞추어 미술에도 동시대의 사회적 고민을 작품에 반영하여 현실 비판과 저항정신을 그려냈습니다. 이러한 사회참여적 미술을 포괄한 민중미술을 접할 수 있는 전시가 수원 시립 아이파크 미술관에서 진행중입니다.
민중미술과 사회운동이 결합된 집단적 움직임이 담긴 그림들은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무제(제목 없음)'로 남겨진 작품도 있고 그림 속에 등장하는 인물마다 이름이 없습니다. 공통점을 찾는다면 그림에 등장하는 평범하게 살아가는 노동자 또는 소시민들은 지금보다 더 나은 미래를 기대하거나 맞이하려는 꿈이 있었을 겁니다.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4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5

느티나무 도서관 (이억배 작가)
서울 중심 아닌 1979년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수원 지역의 소집단 활동을 이어갔던 <포인트 수원>의 활동부터 목판 모임인 '판'으로 이어지는 활동들을 연대순으로 정리하고 참여 작가의 개별 작품도 선보이며 당시의 수원, 안양을 포함한 경기 남부지역 민중 미술의 흐름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
회화 작품이 많아서 전시장에서 가장 먼저 발견하게 되는 '단(斷)'이라는 작품을 보고 이억배 작가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서 관람 후 작가 검색을 통해 조소 작품이 아닌 어린이 그림책과 관련된 많은 삽화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림책 작가가 되기 전까지 조소를 전공했던 대학 시절의 사회는 민주화의 열기가 거세지기 시작했고 교내에 겪은 선배의 작품과 관련된 부조리한 사건을 통해 '표현의 자유와 사회의 변화에 예술은 어떤 방식으로 참여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대학생활의 모든 것들은 작가의 화풍이나 가치관에 중요한 역할을 미쳤다고 전합니다.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6

<책나무> 중 일부
1980~1990 안양 지역에서의 민중미술 운동을 함께 전개해 나갔던 당시 현장활동의 결과물을보다는 순수 창작활동을 이어나가는 현재의 그림을 전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전시된 세로 79센티미터 높이의 <느티나무 도서관>의 일부를 사진에 담았습니다. 작가만의 섬세한 표현과 화풍에 담긴 민화적인 느낌이 참 좋았습니다. 작가에겐 인생에 있어 어둡고 추운 겨울이 꽤나 길었겠지만 다음 세대를 위한 동화 삽화를 그리는 작가의 마음에 머문 봄이 느껴지는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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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9년에 발표된 현동염의 '황소와 모기'.
이억배 작가의 그림을 더해 그림책으로 출간되었습니다. 모기 외에도 쇠파리가 등장합니다. 쇠파리의 입장에서는 남의 피를 빨아먹으려고만 하는 처지는 모기와 차이가 없지만 미안하거나 죄스러운 생각도 없이 황소에게 무례한 모기에게 충고 한마디를 전하죠. 그러나 모기는 개의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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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와 황소_한지에 목탄_이억배 작가_ 2003년
부지런하고 얌전한 황소도 기습적인 꼬리채질을 통해 혼비백산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모기는 잊은듯합니다.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9

고개마을 아이들_박찬응 작가_1992년

이제는 도시에서는 보기 드문 석축 위에 조성된 담장이 판화 작품에 담겼습니다. 내가 어릴 적에 살던 주택가 골목길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었건 구조라서 대문 앞에서 친구 이름을 부르던 나의 초등학교 시절이 생각나서 판화 작품에 집중하게 되는 시간. 집 앞에는 시멘트로 만든 쓰레기통과 겨울이면 그 옆에 연탄을 쌓아둘 수 있게 했던 구조를 판화에서 찾을 수는 없었지만 좋아요, 구독 추가는 모두 친구에게 향했던, 함께 놀던 놀튜브 시절에 대한 향수에 젖었습니다.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10

일어서는 아이_박찬흥 작가_종이에 다색목판_1992년
엄마가 잠시 싱크대에서 일을 보는 사이에 아이는 어느새 안방으로 들어왔다. 올라가는 과정에서 목각 원앙 한 개는 방바닥에 떨어져 있고 결국 인형을 붙잡은 아이의 위치가 위험하네요. 보면서 많은 생각을 연결하게 했던 다색목판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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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리에서 세월호까지_이윤엽 작가_목판_2014년
액자에 담겨있지 않은 한지 위에 남긴 목판 작업들. 가로폭의 넓어 일부만 사진에 담았습니다. 판화로 표현된 '삽 손잡이를 쥐고 있는 두 손' 느낌에 끌려 중심에 담았습니다. 출간된 고대소설(토끼전, 흥부전, 춘향전 외)의 삽화와 책표지에도 사용될 정도로 작가는 판화와 관련된 폭넓은 창작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의 판화들을 구경하다가 슬쩍 웃게 하는 짧은 글을 발견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장딴지에 힘 있을 때 일해 이것들아'. ​

... 네... 노력하겠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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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더 사과
개인의 이익을 위한 욕심, 지위를 이용한 갑질의 등장은 오래된 사회문제. 판화 작품에 담긴 '죄송합니다. 고객님'까지 고개를 숙이며 폴더 사과를 하는 직원의 모습을 보며 작가가 그림을 통해 전하려는 의제도 같지 않을까? 공분보다는 공생을 통한 선한 결과를 전하는 소식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

<근로기준법 제76조 2> 직장에서 지위 또는 관계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정정 범위를 넘어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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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에서-봄'의 일부 (2008/이윤엽 작가)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14

최춘일 작가의 작품
하늘도 검고, 흘러가는 개천도 검다. 콸콸콸~ 시커먼 폐수는 흘러나오고 다리 건너는 한 남자는 코를 막고 있다.
환경에 대한 심각한 상황 인식이 산업화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15

이사 가는 날
가족 모두가 리어카를 밀고 있습니다. 굵은 고무줄로 칭칭 감은 짐들은 밀리지 않고 자리를 잘 잡고 있는 상황이지만 밀어도 밀어도 속도는 붙지 않고, 그림 속 엄마의 고단한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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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가는 날_이주영 작가_캔버스에 유채_1989년 (2021 재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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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버스가 아닌 한지에 아크릴릭 페인팅이 이색적이었고, 디테일한 표현에 놀랐던 작품. 이종구 작가가 민중미술을 통한 예술 활동을 시작한 시대도 산업화와 함께 군부독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져만 가는 시대. 작가는 인천 지역의 작가들과 연대해 나가며 미술로 저항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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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오지리에서-산불 (한지에 아크릴릭, 종이 꼴라주/ 이종구 작가/ 2003년)
그의 연작 <오지리 사람들> 중 하나. 이번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과 수원시립미술관의 협력기획전이라서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 작품의) 전시가 가능했습니다. 연작의 배경이 되는 곳은 충남 서산시 대산군 오지리. 네 명의 남자가 서있는 자리를 보면 산불의 피해가 컸던 상황임을 인물의 근심이 가득한 표정에서도 느껴집니다. 시대적 배경을 힌트처럼 전하는 오브제로 실제로 제작된 영업을 위한 홍보 스티커, 복권 등을 직접 붙였습니다. 다른 작품에는 선거용 포스터가 등장하기도 합니다. ​

재가 남은 곳에서도 자라나는 풀(그림 하단)이 있어 그래도 희망이 있음을 암시하는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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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버스를 대신해 사용한) 정부양곡 포장재에 담긴 그림을 통해 어려운 농촌의 현실을 전하기도 합니다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21

서양화가이자 판화가인 정비파 작가의 태백산맥.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중인 작품이기도 합니다.
붓이 아닌 칼로 그려낸 그림인 목판화 작품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을 만큼 우리 국토의 실경을 밀도 있게 담아냈습니다.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22

바람보다 먼저
1부. 포인트 수원 (하나의 점, 시대를 꿰뚫다/ 새벽이 오는 소리/ 수원 소집단 아카이브)
2부. 역사가 된 사람들 (봄은 오는가/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역사의 초상/ 분단, 그리고 해방 아리랑/ ZOOM IN 지역의 민중미술) ​

● 전시장소: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1~5전시실
● 관람기간:  10월 31일까지 오전 10시~오후 7시 (11월 1일~7일까지는 오후 6시까지)
● 매주 월요일 휴관/ 전시 마감일: 11월 7일 일요일/ 입장료 4천 원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23

사전예약 안내
● 1일 4회 총 160명으로 관람인원 제한
회차당 2시간씩(오전 10시, 정오, 오후 2시, 오후 4시) 관람, 사전예약 가능 인원수는 40명
● 단체관람 불가, 1인 4명까지 신청 가능


경기관광공사 공식 블로그 기자단 제 10기 끼투어 기자단 이진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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