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
여행이야기
매년 겨울, 이맘때면 따끈따끈한 모주를 맛볼 수 있는 포천 전통술 박물관 '산사원'. 올해도 행사가 시작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버선발로 뛰어(?) 갔다 왔습니다.^^;
산사춘으로 유명한 산사원은 배상면주가 공장 내에 전통주박물관(갤러리), 시음판매장, 산사나무가 있는 정원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대중교통으로 다녀올 수도 있지만 여러번 버스를 갈아타야 하기 때문에 난이도가 다소 높은 편입니다.
보통은 당일버스여행으로 다녀오지요.
시음 때문에 차가 있고 운전을 할 줄 아는 분들도 당일여행으로 방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음주운전 안되요.~~
'가무' 빼고 '음주' 좋아하는 이들의 천국, 산사원에 도착하면 우선 1층 박물관으로 입장을 합니다.
출입문 맞은편에 산사원 전체 안내지도가 있으니 미리 살펴보고 들어가면 더욱 좋습니다.
산사원 관람시간은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이며,
정기 휴무일은 설날(구정)연휴 3일, 추석연휴 3일입니다.
1인 관람료(입장료)는 성인 2천원이며, 미성년자는 무료입니다.
단, 주류 시음은 성인만 가능하며, 미성년자는 당연히 불가합니다.
4가지 정도 놓여 있는 안주는 먹어도 되요.^^;
※ 참고로, 2017년 1월 1일부터 성인 입장료가 3천원으로 인상됩니다. 미성년자는 계속 무료.
실내로 들어서면 정사각형 모양의 전시실 가장자리를 따라 술과 관련된 전통 기구.도구.생활용품이 설명과 함께 진열되어 있습니다.
소줏고리처럼 흔히 볼 수 있는 것도 있지만 처음 보는 것도 많을 겁니다.
몇몇 벽면에는 술과 관련된 짤막한 이야기와 큼지막한 주제어가 적혀 있습니다.
유물 진열대가 끝나고 계속 통로를 따라 가다 보면 양조역사와 관련된 자료가 놓여 있는 진열장이 길게 이어집니다.
주로 일제강점기 이후 자료가 많으네요.
상표(라벨)를 보다 보면 한자로 정종(正宗)이라 쓰인 게 여럿 보입니다.
우리는 청주를 흔히 정종이라고 부르는데, 정종은 일본 청주(사케) 상표 중 하나입니다.
그러니까 술 이름(종류)이 아니라 상표명이라는 것이지요.
한자를 일본발음으로 읽으면 '마사무네(まさむね)', 이걸 우리식 발음으로 읽으면 '정종'이 됩니다.
가양주 교실도 1층에 있는데요.
직접 탁주(막걸리), 약주, 과실주를 빚어 볼 수 있는 곳으로, 평일에는 예약제, 매월 2.4주 토요일은 상시로 운영합니다.
교육비는 탁주.약주가 3만원, 과실주는 4만5천원입니다.
교실 가장자리에는 전통술빚기와 관련된 자료가 닥종이 인형과 함께 놓여 있고, 관련 영상도 계속 상영하고 있으니 잊지말고 구경하세요.
교실 옆 벽면에 있는 우리나라 전통술 지도도 볼 만 합니다.
한반도 전체는 아니고 남한지역의 전통주만 표시가 되어 있습니다.
술빚는 과정을 닥종이 인형으로 만들어 원통형 전시대에 순서대로 정렬해 놓은 후, 원통을 회전해 보여주는 전시공간은 다른 곳에서 쉽게 보기 힘든 독특함으로 관람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통로로 꺾이기 전 공간에는 아름다운, 그리고 다양한 술잔들이 책장에 놓인 책처럼 빽빽하게 벽면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그 앞쪽에는 번개맞은 산사나무로 만든 술잔과 술상이 놓여 있네요.
멀쩡하게 잘 살아있는 산사나무 실물은 산사정원에서 구경할 수 있습니다.^^
아래로 내려가는 통로에는 술과 관련된 또 다른 자료가 가지런히 놓여 있는데요.
그 중 옛날 냉장고가 특히 볼만 합니다.
이제 아래로 내려갑니다.
계단 벽면에는 역대 산사춘 모델로 활동했던 여배우들의 사진과 손도장이 액자형태로 걸려 있습니다.
보면서 느끼는 건데, 생각보다 손이 작네요.^^;
짠~!
계단이 끝나자 마자 천국에 당도했습니다.!
가운데에는 2층 형태의 시음장이 있는데, 1층 계단 왼쪽에서 시음을 시작합니다.
일단 쟁반 위에 놓여 있는 잔을 듭니다.
자기 시음잔은 가져갈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입장료가 결국은 이 잔값인 셈이지요.~
예전에는 도자기잔을 줬는데 요즘은 유리잔을 줍니다.
용량은 이 유리잔이 조금 더 크네요. ㅋ
시음용 술은 저도주부터, 그러니까 막걸리처럼 도수가 낮은 술부터 비슷한 종류끼리 모아서 시계방향으로 놓여 있습니다.
앞으로 나아 갈 수록 도수가 높아지지요.
쌀을 넣어 만든 맥주도 하나 있는데, 맛이 제법 괜찮습니다. 맥주 종류는 라거입니다.
마지막 부분에 이번 시음의 정점,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따끈따끈한' 모주, 그리고 역시 따끈따끈하게 데워 놓은 쌍화주를 마셔 볼 수 있답니다.
모주는 겨울특선 술입니다.
2016년 12월 3일부터 2017년 2월 28일까지만 맛 볼 수 있다는 점 기억하세요.
맨 마지막에는 고급술이 진열장에 들어 있는데, 이 술들은 잔에 3~5천원 정도 별도 비용을 내고 마시면 됩니다.
시음은 무제한으로 할 수 있습니다. 달라는 만큼 따라 줍니다.
그렇다 보니 본인의 주량을 잘 생각하면서 마실 필요가 있답니다. 꼭 주량에 주의하세요.
가까이에 있는 저장고 앞에 몇 가지 안주가 놓여 있습니다.
안주 중 일부는 계절에 따라 바뀐다네요.
시음장 가장자리에는 판매용 술과 술 관련 재료 등을 진열해 놨습니다.
시음장에서 마셔볼 수 있는 술 대부분은 직접 구입할 수 있습니다.
몇몇 술은 판매용이 아니라 말 그대로 시음만 가능하기에 구입할 수 없는 것도 있네요.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기 상품은 물론, 이곳에 와야지만 구입할 수 있는 것도 있으니 취향에 맞게 구입해 보세요.
특별판.한정판도 있는데, 가격이 다소 비싸지만 선물용으로 딱입니다. 병 모양도 특이해서 장식용으로도 안성맞춤.
참, 이곳의 중요볼거리인 주안상 전시를 빼먹을 뻔 했군요.^^;
모주 끓었소란 현수막이 윗부분에 딱 붙어 있네요.
주안상별 소개글이 바로 옆에 있으니 하나씩 읽어보면 더 좋습니다.
시음장 옆에는 통로형 전시실이 있는데, 이부분은 최근 많이 바뀌었습니다.
창업자인 우곡 배상면 선생의 기념관(우곡 메모리얼 홀)으로 재탄생했답니다.
각종 연구자료와 연구실적, 창업과정 등에 대한 자료가 전시실 곳곳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 중 배상면 주가에서 만드는 술의 뿌리라 할 수 있는 씨누룩, '배상면 누룩'도 투명 캡슐에 넣어 전시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무한도전 관련 자료가 있던 삼족오 술독 자리는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완전 딴판이죠? ^^
이렇게 산사원 박물관을 관람한 후 산사정원으로 향합니다.
박물관에서 이어진 길을 따라 들어가면 왼쪽에 양조관련 각종 도구.기구 전시관, 오른쪽에 거대한 술독을 미로처럼 배치해 놓은 세월랑이 보입니다.
보통 전시관을 살펴본 후 이어지는 통로를 따라 세월랑으로 들어가지요.
단순한 것 같지만 걸으면서 각도에 따라 바뀌는 세월랑의 모습은 언제봐도 신비롭습니다.
이곳의 거대한 술독들은 전통 증류주를 숙성하는 저장고랍니다.
여유롭게 한바퀴 산책한 후 정원으로 들어갑니다.
이 정원 곳곳에는 산사나무 고목이 12그루인가 자라고 있으니 잘 찾아보세요.
가을에 온다면 빨갛게 익은 산사열매가 주렁주렁 달려 있어서 더욱 찾기 쉽습니다.
세월랑을 등지고 섰을 때 정면에 보이는 2층 한옥 누각이 우곡루입니다.
1층은 체험실, 2층은 전망대 역할을 하는데, 폭이 좁은 나무계단으로 오르내리다 보니 겨울철 계단에 얼음이 얼면 안전을 위해 출입을 막기도 합니다.
왼쪽 약간 언덕진 부분에 있는 한옥은 취선각.
너무나도 유명한 한국 전통 원림(정원)인 담양 소쇄원을 모작한 건물이랍니다.
우곡루와 취선각 사이에는 경주 포석정에 있는 유상곡수를 모방해 놓은 공간이 있습니다.
오른쪽 단층짜리 한옥은 정면이 유리창이라 안이 들여다 보이는데, 전시실로 쓰이는 부안당입니다.
전라북도 부안의 만석꾼집 창고를 그대로 옮겨다 놓은 것이라고 하네요.
산사정원 곳곳을 살펴 본 후 이날 일정을 마쳤습니다.
술을 좋아하는, 사랑하는 어른들의 꿈의 궁전(!) '산사원'.
겨울에는 따끈따끈 모주를 끓여 놓고 관람객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겨울철에도 볼거리가 많은 경기 북부 '포천'으로 나들이 가신다면 꼭 들러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