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
여행이야기
긴 타원형의 꽃잎은 보기도 좋아 경관용으로 심어
가을이면 구절초를 찾는 여행자에게 행복을 안깁니다.
꽃이 피고 나면 곧 시들까 걱정하여 꽃을 구경하기 좋은
적당한 시기를 정하는 것에도 검색의 힘이 필요하죠.
다행인 것은 구절초는 사람들의 속마음을 이미 알고 있었는지
꽃이 피는 기간이 생각보다 긴 편입니다.
고잔역에 도착하면 버스 환승도 필요 없이 2번 출구로 나오면 끝이다.
출구로 나와 좌측으로 펼쳐지는 구절초 군락은 여행자를 반갑게 맞이해요.
'어서 와~ 전철역 가까이에 있는 구절초는 처음 봤지?'
이번 가을에도 전국은 '핑크뮬리'의 인기가 가장 많지만
조용히 가을 여행자의 마음에 콘크리트 점유율을 자랑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구절초라 생각합니다.
전철을 타고 가뿐하게 출발하면 경기도 안산에서
이렇게 구절초가 전하는 가을을 만끽할 수 있답니다.
꽃이 자라는 곳을 위해 추가로 설치한 구조물은 아닙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철길의 폭의 50% 정도로 좁아 '협궤'라고 불렀던 철길은
옛 수인선 협궤 기차가 실제로 운행을 했던 구간이었습니다.
그래서
구절초 군락지에는
옛 수인선 기차역을 추억하는 흰색 역 간판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현재 4호선 전철역인 고잔역은 중앙역과 초지역
사이에 있지만,
당시에는 원곡역과 사리역 사이에 있었나 봅니다.
(협궤열차는 운행 구간도 줄어들면서 1995년 12월까지
운행하고 종료.)
폭이 좁은 철로 위를 달렸을 협궤열차 구경은
경기도 의왕시 철도박물관에서 관람이 가능하지만 내부 입장은 불가입니다.
오랜 역사를 간직했던 철로도 감성을 담는데 충분한 소재입니다.
삼각대와
결합한 카메라를 상향으로 설치하고 두 사람이 두 팔을 펴고
레일 위를 균형 잡으며 걸으면서 닿을 듯 말 듯 한
서로의 손이
교차하거나 손을 맞잡고 걸으며 사진을 찍어보세요.
76.2센티미터 협궤 철로의 폭이
가장 고마운 순간을 사진에 남기게 될 것입니다.
가을을 알리는 흰 코스모스.
코스모스는 이미 익숙하지만 꽃 검색을 통해 알게 된 꽃이 기생초입니다.
북아메리카가 원산지라고 소개되고 있는데
역광을 이용해 담은 모습이 아름답고 화려하여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치 플라멩코를 추고 있는 집시 같아서
고잔역에 간다면 꼭 찾아보세요. 예뻐요~
1883년.
그리고 가장 역사적인 일이라면 태극기가 국기로 제정된 해입니다.
4호선 전철이 운행되는 고가 철도 하부
꽃그림으로 페인팅 된 보도블록은 겨울만 제외하면
늘 꽃과 함께 걷게 되는
구간임을 알리고 있다.
그리고 일부 구간은 시민 오픈갤러리 <문화숲>으로 이곳을 방문하는
아이들에게는 동물 그림과 함께
찍는 포토존이 되고,
헵궤열차를 한 번이라도 승차했던 사람들에겐
당시의 추억을 꺼내보는 사진전시장이 되었다.
그리고... 해가 저무는데 아직도 잠을 자고 있는 토끼는
늘 그 자리를 떠날 줄 모른다.
씨를 뿌려두고 몇 개월 뒤면
활짝 핀 꽃들을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요즘 활짝 핀 구절초는
지난해의 뿌린 결실을 올가을에 확인하는 것이다.
1년 뒤 배달되는 느린우체통처럼 잊을만하면
반송 없이 도착되는 귀한 가을편지 같은 구절초.
대중교통 이용방법
3) 고잔역에서 하차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