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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여행기 수원에 똥박물관이 있다고요? 변기 모양의 박물관 해우재

작성자이재형수정일2020-12-01

여러분은 하루에 화장실 몇 번이나 가시나요? 누구나 다 몇 번씩 드나들 겁니다. 이렇게 중요하고 친숙한 화장실은 인류 역사와 함께 발전해왔습니다. 지금이야 화장실이 위생적으로 깨끗하지만요, 옛날에는 더럽고 불결한 곳이었죠. 오죽하면 속담에 '처갓집과 화장실은 멀리 떨어질 수록 좋다'는 말까지 있을까요? 화장실에 대한 역사와 문화를 소개한 똥박물관, 즉 해우재가 수원에 있습니다.



수원 해우재
수원시 장안구 장안로458번길 9
운영시간 매일 10:00 - 18:00(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연휴,추석연휴 휴무)
3월~10월 10:00~18:00 11월~2월 10:00~17:00
관람료 / 주차료 무료
문의) 031-271-9777



화장실박물관은 어떻게 해서 만들어지게 됐을까요? '미스터 토일렛(Toilet)'이라고 불렸던 수원 전 시장 심재덕의 노력 덕분입니다. 심재덕은 어릴 때 외갓집 뒷간에서 출생하여 얻은 이름 개똥이라 불렸습니다. 옛날에는 개똥이, 소똥이, 말똥이란 이름이 많았잖아요. 이름을 이렇게 막 지으면, 어려서 전염병 등으로 죽지 않고 오래 산다는 믿음도 한 몫 했습니다. 물론 지금은 말도 안 되는 소리지만요. 심재덕은 수원시장 재직 시 시작한 화장실 문화운동에 열정적으로 매진해 세계 언론으로부터 얻은 별명이 '미스터 토일렛(Toilet)'입니다.



그 이름에 걸맞게 심재덕은 그가 살던 집마저 변기 모양으로 건축하여 화장실 문화운동에 대한 열정을 불태웠습니다. 2007년 11월 변기모양의 집 해우재를 준공했고, 2009년 7월 고 심재덕의 유지에 따라 해우재를 수원시에 기증했습니다. 그리고 2010년 10월 화장실문화전시관 '해우재'를 개관하게 됐습니다. 또한 수원시는 해우재 옆에 화장실문화 공원(2012년 7월)과 해우재 문화센터(2015년 1월)을 개관했습니다. 해우재는 화장실문화 운동을 위해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했던 고 심재덕의 상징적인 건축물입니다.



화장실 역사와 문화를 전시하는 해우재(解憂齊)는 사찰에서 화장실을 일컫는 '해우소'(解憂所)에서 이름을 딴 것입니다. 해우소는 즉 '근심을 푸는 집'이라는 뜻입니다. 생리적으로 급하면 근심이 생기잖아요. 화장실에 갔다오면 싹 풀리잖아요.




해우재는 크게 화장실문화 공원과 화장실박물관(해우재), 해우재 문화센터로 구분됩니다. 해우재를 가면, 가장 먼저 외부에 꾸며진 화장실 문화공원이 보입니다. 공원에 들어서면, 호자와 노둣돌 등 백제와 신라 시대에 사용하던 변기와 조선 시대 임금의 변기인 매화틀까지 우리나라 변기 변천사는 물론 고대 로마의 수세식 변기와 중세 유럽 변기부터 현대미술에서 차용된 변기 모형까지 동서양 변기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해학과 익살까지 갖춘 조형물을 보면, 우리네 오래된 화장실 문화를 그대로 볼 수 있습니다.



화장실문화 공원에 있는 조형물을 몇 가지 소개하겠습니다. 가장 먼저 옛날 똥을 풀 때 사용하던 일명 똥통 모양으로 만든 똥통문이 반겨줍니다. 똥통문을 지나면 똥지게꾼이 나옵니다. 똥과 재를 섞어서 만든 거름을 '똥재'라고 했는데요, 효과가 좋아서 사람들이 지게를 지고 와서 사고, 팔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우리 조상들은 똥 보기를 황금같이 하였습니다. 농경사회에서 대소변은 골치 아픈 오물이 아니라 농사에 필요한 거름이었습니다. 이는 '밥 한 사발은 줘도 한 삼태기 똥거름은 안 준다'라는 속담을 통해서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조상들은 어떤 음식을 먹었을까요? 전라북도 익산의 왕궁리 유적에서 발굴된 화장실은 7세기(백제 무왕 600년~641년)경에 만들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공중화장실입니다. 당시 사용하던 숟가락 모양의 나무 주걱과 화장실 터의 토양에서 기생충 알이 발견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당시 섭취했던 음식을 추정할 수 있어 우리 선조들의 식생활과 화장실문화에 대한 중요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게 뭔지 아시나요? 요강입니다. 방에서 사용하던 간이 화장실이죠. 요강은 선조들의 생활에서 꼭 필요한 물건이었습니다. 재질에 따라 놋쇠, 옹기, 사기, 알루미늄, 플라스틱 요강이 있었습니다. 용도에 따라 신부용 요강도 있었는데요, 가마를 탄 새색시의 오줌 소리를 줄이기 위해 요강 안에 목화씨 등을 깔았다고 합니다. 명기요강도 있었는데요, 이는 죽은 이가 저승에서도 현세와 같은 삶을 누리라는 기원에서 무덤에 함께 매장하였습니다. 지금 이런 요강은 보기 쉽지 않지만요, 1970년대까지만 해도 놋쇠요강은 필수 혼수였습니다.



옛날에는 지금처럼 화장지가 없었죠. 그럼 용변 후 어떻게 했을까요? 밑씻개를 썼습니다. 밑씻게는 용변 후 뒤처리 도구를 말합니다. 화장실에 새끼줄을 매달아 놓고 다리를 벌려서 쓰윽~ 닦고 지나가면서 뒤처리를 한 겁니다.




옛날 왕들은 밖에 나오면 어떻게 용변을 봤을까요? 왕이 용변을 보던 간이 화장실이 전시돼 있습니다. 매화틀이라고 했답니다. 왕이라도 똥과 오줌은 더럽지만요, 매화꽃에 비유했습니다. 매화틀은 조선 시대 임금이나 왕비 등이 사용하던 휴대용 변기였는데요, 지금 봐도 아주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궁중에 있던 어의(임금의 의원)는 임금의 대소변의 빛깔과 냄새로 건강을 살폈다고 합니다.




외국의 화장실은 어떨까요? 고대 로마 변기와 중세 유럽과 현대의 변기입니다. 좌측의 고대 로마 변기는 발달한 수도시설을 이용해 변기 밑에 물이 흐르도록 했습니다. 당시 여러 명이 함께 용변을 보면서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그리고 가운데 중세 유럽의 변기는 걸상식 변기와 요강을 사용했습니다. 배설물은 대개 창밖으로 그냥 버렸다고 합니다. 한편 걸상식 변기는 성벽에 매달고 배설물이 하수와 함께 흘러나가게 했습니다. 오른쪽 현대 변기는 작품명 '뒤상의 샘'으로 소변기가 예술품이 됐습니다.




여기서 다 소개하긴 어렵지만, 화장실 문화공원은 볼거리가 참 많습니다. 해학적이면서도 옛날 우리 조상들의 화장실 문화를 엿볼 수 있습니다. 공원 곳곳에는 용변을 보는 어른, 아이의 모형이 사실적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또한 어머니가 아이를 안고 용변을 보게 하는 추억의 장면도 있습니다. 공원 통로에는 발에 밟힌 용변이 사실적으로 설치되어 있어 '똥 밟았다'며 웃음을 자아내게 합니다.



이제 화장실박물관 해우재로 들어가 볼까요? 코로나19로 해우제도 사전예약제와 전자출입명부를 사용합니다. 해우제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사전 예약을 하지 않으면 박물관 입장이 불가할 수 있습니다. 관람 시간은 1일 6회로 나누어 운영합니다.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출입하는 것을 지양하는 거죠. 사전 예약자를 우선 입장시키지만, 예약 미달 시 현장 입장도 가능합니다. 개별 관람만 가능하며 단체 관람은 불가능합니다. 저는 사전 예약을 한 후 해우재로 갔습니다. 가시려면, 해우재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예약을 하는 게 좋습니다.




박물관은 1층 상설전시실과 2층 기획전시실을 개방하고 있습니다. 1층은 크게 화장실의 역사와 화장실의 과학이라는 두 가지 테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인류의 진화에 따라 탄생한 화장실의 역사, 수원시의 화장실 문화운동, 수세식 변기의 발전과정, 하수종말처리 방법 등의 내용이 자세하게 전시되어 있습니다. 2층은 '똥장군 심개똥'에 대한 기획전시를 하고 있습니다.



1층보다 아이들에게는 2층이 더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각종 그림과 에니메이션 영상, 체험거리가 많으니까요.



불과 몇 십 년 전까지만 해도 '뒷간에서 아이를 낳으면 아이가 건강하게 오래 산다'는 믿음(민간신앙)이 있었습니다. 왜 이런 믿음이 생겨났는지는 알 수 없지만요. 2층에서 전시 중인 '똥장수 심개똥'은 조선 시대에 살았던 심개똥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통해 뒷간과 퇴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화학 비료가 개발되기 전 사람의 오줌과 똥은 중요한 퇴비 자원으로 쓰였습니다.





체험은 어떤 걸까요? 채소가게, 주막, 약방까지 여기저기 개똥이네 거름으로 만든 채소가 쓰입니다. 그래서 동네 사람들이 개똥이네 거름을 자꾸 찾습니다. 착한 개똥이는 질 좋은 똥거름을 만드는 법을 동네 사람들에게 알려주었습니다. 임금님께서 소문을 듣고 마을을 이롭게 한 똥장수 심개똥 이야기를 널리 널리 전하라고 명하셨습니다. 개똥이네 마을에도 큰 상을 내렸다는 게 체험의 줄거리입니다.



아이들은 스템프 체험을 좋아하잖아요. 2층에서 체험지를 가지고 스탬프를 찍으며 관람할 수 있습니다. 똥장수 심개똥의 일생을 그려놓은 전시를 통해 전통 화장실 모습과 이를 농사에 유용하게 사용했던 옛날 사람들의 지혜를 배울 수 있습니다.



체험활동은 쇠똥구리가 똥 속에 알을 낳을 수 있게 쇠똥구리에게 똥을 선물하기, 똥은 거름이 되어 식물이 잘 자라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뒷간에서 재물을 상징하는 똥 선물하기 등입니다. 아, 그리고 모든 체험활동은 무료입니다.



해우재 주차장은 해우재 문화센터 건물 옆에 있습니다. 주차장이 그리 넓지 않기 때문에 주말에는 해우재문화 공원 옆에도 추가로 개설합니다. 제가 평일에 갔는데도 주차장이 꽉 찼습니다. 가능한 대중교통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수원 해우재 대중교통
좌석버스 1009, 3003, 7790, 7800, 7900
시내버스 5, 63, 64, 65, 92, 98, 310, 990
마을버스 2-1, 2-5, 21



수원 화장실박물관 해우재는 세계에서 딱 하나뿐인 변기모양의 박물관이라고 합니다. 수원 전 시장 심재덕에 의해 만들어졌지만 수원을 넘어 세계적인 명소가 됐습니다. 지금도 인류의 40%에 육박하는 사람들이 화장실 없이 살아간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화장실 문화가 근대화된 것은 사실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해우재는 야외 화장실문화 공원, 실내 화장실 박물관 등 볼거리, 체험거리가 다양한 곳입니다. 생리적인 근심을 푸는 화장실 역사와 문화를 볼 수 있는 해우재로 아이들과 함께 가족 나들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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