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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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의 효심으로 세워진 사찰_화성 용주사
융건릉에서 약 1.7km 떨어진 곳에 있는 용주사에 도착하면 일주문 대신 정면 3칸에 맞배지붕의 절 문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양옆으로 온갖 잡귀와 악신을 물리치는 사천왕상이 있는 이문은 창건 당시에 있었던 것은 아니고 1980년대 이후 경내를 정비하면서 새로 지었다.
절 문을 들어서 매표소를 지나면 정면으로 붉은 홍살문이 보이고 왼쪽으로 5층 석탑과 효행 박물관이 있다. 홍살문 안으로 들어서기 전 부모은중경이 궁금해 박물관부터 둘러보았다.
박물관 내부에 부모님의 크고 높은 은혜를 어떻게 갚을 것인가를 구체적으로 설파한 불교 경전이 있다. 정조는 글을 깨우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이 경전을 단원 김홍도에게 그림으로 그리게 했는데 그게 바로 '부모은중경'이다. 박물관 내부와 대웅전 내부는 사진 촬영이 금지돼 있어 눈으로만 담아와야 한다.
왕실의 능, 묘, 궁전, 관아 등의 정문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세워 경의를 표하는 곳이라는 의미를 가진 홍살문이 있다. 용주사에 홍살문이 있는 이유는 사도세자의 위패를 모셨기 때문이라고 전한다. 홍살문을 지나면 삼문이 있으며 그 옆으로 사대부 행랑채처럼 건물이 길게 놓여있는 구조 또한 다른 사찰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모습이다.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 제1942호로 지정된 용주사 대웅보전
대웅보전은 1790년 용주사 창건과 함께 정면 3칸 측면 3칸의 팔작지붕으로 조선 후기의 전형적인 사원 건축 양식으로 지어졌다. 정조가 단원 김홍도를 용주사에 머물게 하면서 대웅전의 후불탱화를 그리게 했다고 하는데 확실한 근거는 남아 있지 않다.
1983년에 경기도 문화재자료로 지정되어 보호받았던 대웅보전이 지난 8월 14일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로 지정됐다. 여러 번 중수를 거쳤지만, 외부 단청을 제외하고는 처음 건축한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는 점, 건물 규모, 다포계 팔작지붕 등 18세기 불전 건축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건물의 여러 부분이 능침사찰로서의 격을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대웅보전을 중심으로 왼쪽에는 천불각과 국보로 지정된 범종이 있는 범종각이 있고 오른쪽으로는 사도세자의 위패를 모셔두고 매일 새벽, 한낮, 해질녘, 초저녁, 한밤중, 자정 이후 여섯 번의 제를 올렸던 호성전이 있다. 호성전 앞에는 부모의 열 가지 은혜를 적어놓은 부모은중경탑이 있다. 탑 앞에 서면 바쁜 일상에 무심해졌던 부모님에 대한 생각을 떠올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