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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생태평화 퍼포먼스

‘침팬지의 어머니’ 제인 구달 박사가 전한 희망,
DMZ 생태평화 퍼포먼스

DMZ 생태평화 퍼포먼스에 참석해 정전 70년을 맞은 한반도 생태계의 평화를 기원하는 시간을 가진 제인 구달 박사와 최재천 교수

 

70년 동안 사람의 손이 닿지 않자 전쟁으로 황폐했던 땅은 스스로 제 모습을 찾았습니다. 여름 미풍에 넘실거리는 초록 대지에는 이름을 알 수 없는 수많은 동식물이 깃들어 삽니다. 경이로운 자연의 회복력 앞에 사람은 잠시 머물렀다 가는 객임을 깨닫습니다. 이곳은 한반도를 가로지르는 생태 벨트, DMZ 인근의 파주 장산전망대입니다.

‘침팬지의 어머니’ 제인 구달 박사가 전한 희망, DMZ 생태평화 퍼포먼스 1

아름다움을 넘어 감동적이기까지 한 풍경을 보여주는 이곳에 지난 7월 8일, 특별한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바로 세계적인 침팬지 연구가이자 환경운동가인 제인 구달 박사와 한국을 대표하는 생태학자이자 구달 박사의 오랜 벗인 최재천 교수(DMZ 오픈 페스티벌 조직위원장)입니다.
이들은 경기도가 주최하고 경기관광공사가 주관해 11월까지 DMZ 일대에서 열리는 종합축제, ‘디엠지 오픈 페스티벌(DMZ OPEN Festival)’의 학술 부문 프로그램, DMZ 생태평화 퍼포먼스에 참석해 정전 70년을 맞은 한반도 생태계의 평화를 기원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침팬지의 어머니’ 제인 구달 박사가 전한 희망, DMZ 생태평화 퍼포먼스 2 ‘침팬지의 어머니’ 제인 구달 박사가 전한 희망, DMZ 생태평화 퍼포먼스 3

두 명사가 찾은 장산전망대는 임진강을 사이에 두고 남쪽으로는 기름진 논을, 북쪽으로는 초록 풀이 무성한 초평도를 볼 수 있는 명소입니다. 임진강 물길 중 유일한 섬인 초평도는 70년간 사람 손을 타지 않아 DMZ 생태계를 언뜻 엿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뿐인가요. 시선을 조금만 멀리 두면 보이는 풍경 모두가 북녘땅입니다. 동쪽의 마식령산맥은 황해도를 향해 힘차게 뻗어나가고, 서쪽의 개성 땅은 손에 잡힐 듯합니다.

‘침팬지의 어머니’ 제인 구달 박사가 전한 희망, DMZ 생태평화 퍼포먼스 4

행사는 DMZ의 자연에 인사를 건네는 <야생의 소리> 공연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막이 올랐습니다. 서아프리카 나라인 부르키나파소에서 왔다는 3명의 연주자는 서아프리카 전통음악을 연주하며 야생을 연상케 하는 원시적인 멜로디를 들려주었습니다. 참가자들은 아프리카 전통 악기 발라폰 리듬에 맞춰 손뼉을 치고, 연주자의 선창을 따라 부르며 흥을 나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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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가 뜨거워진 행사장에 이윽고 백발의 제인 구달 박사가 등장했습니다. 모든 이들의 이목이 쏠리는 순간이었죠. 90세의 고령에 자그마한 체구였지만, 분위기를 압도하는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묻어났습니다. ‘침팬지의 어머니’ 구달 박사는 참가자들에게 침팬지식 인사로 반가움을 전한 뒤, 뒤돌아 북녘을 바라보며 한 번 더 같은 인사를 건넸습니다.

‘침팬지의 어머니’ 제인 구달 박사가 전한 희망, DMZ 생태평화 퍼포먼스 6
이날 행사에는 1991년 제인 구달 박사가 만든 국제 풀뿌리 환경운동 단체, ‘뿌리와 새싹’ 한국지부 회원 50여 명이 참여, 자리를 더욱 빛냈습니다. 게르(몽골인들의 이동식 천막집) 안에 자리를 잡은 구달 박사는 회원들과의 만남을 가졌습니다. 회원들은 일상에서 환경 보호를 실천하며 든 생각과 고민을 이야기했고, 구달 박사는 이들을 격려하며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최재천 교수는 훌륭한 통역사가 되어 언어의 장벽을 허물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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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하는 이벤트가 이어졌습니다. <비둘기 날리기 퍼포먼스>는 버려진 침대 시트로 만든 대형 비둘기를 날리는 시간이었습니다. 참가자들은 비둘기 모형을 들고 큰 원을 그리며 뛰었고, 새하얀 비둘기는 남북한 모두 무기를 들지 않은 지역, 즉 평화의 상징인 비무장지대를 배경으로 큰 날갯짓을 했습니다.

‘침팬지의 어머니’ 제인 구달 박사가 전한 희망, DMZ 생태평화 퍼포먼스 8
이 모습을 온화한 미소로 지켜본 제인 구달 박사는 참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당부했습니다. “Every single day you live, you make a difference in the world. (여러분이 살아가는 매일매일, 여러분은 변화를 만들 수 있습니다.)” 한반도의 평화는 저절로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만들어 가야 하는 것임을 강조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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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의 마지막은 <야생의 귀환 퍼포먼스>가 장식했습니다. 최재천 교수님 말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사는 웬만한 동물은 다 DMZ에 있다”고 하니, 남북을 가르는 철책이 사라질 미래의 어느 날에는 호랑이‧곰‧늑대 등 한반도에서 사라진 최상위 포식자도 귀환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참가자들은 포식자의 발걸음을 상징하는 북소리에 맞춰 땅을 밟으며, 야생의 생명력이 살아 숨 쉴 한반도의 미래를 그렸습니다. 2시간여 동안 진행된 행사는 제인 구달 박사와 최재천 교수가 앞장선 행렬이 장산전망대에서 내려오며 마무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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