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OPEN Festiv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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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전시: ‘체크포인트’

젊은 작가의 시선으로 바라본 비무장지대 풍경,
《DMZ 전시: ‘체크포인트’》

DMZ의 자연, 예술을 입다


9월 23일까지 파주 도라전망대에서 진행
국내외 현대미술 작가 27인의 작품 60여 점 전시
젊은 작가 참여 多 다양한 세대와 ‘분단 현실’ 공감대 조성
 

도라전망대 풍경

이곳에는 높은 건물도, 길게 뻗은 도로도, 귀를 찌르는 소음도 없습니다. 360도로 펼쳐지는 푸른 하늘 아래 오로지 짙은 녹음만이 아름다운 전망을 완성하지요. 비무장지대(DMZ, Demilitarized Zone)를 사이에 두고 남과 북이 아직 전쟁 중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눈에 보이는 풍경은 평화 그 자체입니다. 1953년에 체결된 6·25전쟁 정전 협정은 올해로 70주년을 맞이했는데요, 그 말인즉 DMZ가 생긴 지도 꼭 70년이 되었다는 뜻입니다. 오랜 세월 동안 번성한 DMZ의 자연은, 역설적으로 분단의 고착화라는 슬픈 현실을 떠올리게 합니다. 

《DMZ 전시: 체크포인트》는 역사와 정치적인 맥락에서만 해석되어 온 DMZ를 예술가의 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새로운 시도입니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 27인 중에는 전쟁을 겪지 않은 세대가 다수 포함됩니다. 그들이 해석한 DMZ는 신선하고, 종종 추상적이며, 때론 낯설게 다가오지요. 총 60여 점의 작품이 파주 도라전망대, 캠프 그리브스, 임진각 평화누리에 나뉘어 전시됩니다.

DMZ의 자연, 예술을 입다

전시는 지난 8월 31일, 도라전망대에서 개막했습니다. 서부전선의 최북단 도라산에 자리한 도라전망대는 북한 최남단에 있는 기정동 마을과 날씨가 맑을 때는 개성까지도 한눈에 보이는 곳입니다. 개막식이 열리던 날은 다행히 날씨가 무척 화창해 개성공단이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최재천 공동조직위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백번 말하는 것보다 한번 보는 것이 수많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라고 말하며 미술의 힘을 강조했습니다.

DMZ OPEN 페스티벌 행사를 진행하는 최재천 공동조직위원장

이번 전시의 큐레이터는 아트선재센터의 김선정 예술 감독이 맡았습니다. 11년째 국내외에서 ‘리얼 DMZ 프로젝트’를 진행해 온 미술계 유명 인사이지요. 그는 “특별히 이번 전시는 전쟁을 겪지 않은 세대가 분단의 상황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꾸렸다”라고 말하며 전시 의도를 설명했습니다.

도라전망대에는 자연을 다루는 작품이 다수 전시되었습니다. 1층 로비에 들어서면 이끼바위쿠르르 작가의 <덩굴: 경계와 흔적>이 정면에 보입니다. DMZ 일대 식물을 직접 채집하여 그것을 파노라마 형식으로 구성한 그라피티 작품이지요. 이곳을 잠식한 식물들의 흔적을 기록하는 동시에 사라진 인간에 대한 애도의 의미를 담았습니다. 2층으로 올라가면 절에서 날 법한 향냄새가 공간을 가득 채웁니다. 박보마 작가의 작품 <초록의 실제>입니다. 작가는 인공적인 요소가 없는 DMZ의 자연을 보며 마치 천국 같다고 느꼈고, 이 감정을 신성한 분위기의 향으로 표현했습니다.

도라전망대

예술이 끌어낸 오랜 공간의 기억

캠프 그리브스는 정전 협정 후 50여 년간 미군 2사단 506연대가 주둔하던 곳입니다. 장교 숙소, 생활관, 체육관 등 다양한 군 시설이 최소한의 리모델링만 거친 채 그때 모습이 보존되어 있지요. 20세기 미군의 건축 양식(반원형 막사)과 상설 전시를 통해 엿볼 수 있는 당시 그들의 생활상은, 마치 아주 먼 곳에 온 듯한 느낌을 줍니다. 장교 숙소 한 동이 현재 유스호스텔로 사용되며 체육관은 각종 행사 장소로, 분대 사무실과 막사, 무기고 등은 전시관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캠프그리브스

전시 공간 중 하나인 체육관에 들어서면 천장에 낙하산처럼 걸려 있는 군용 모포 36장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임민욱 작가의 작품 <커레히─홀로서서>입니다. 모포는 혹독한 훈련과 참혹한 전장 속에서도 잠시나마 의지할 수 있는, 휴식과 평화를 주는 영역을 상징합니다. 각각의 모포에는 마치 꿈처럼 의미를 알 수 없는 형상들이 그러져 있습니다. 이는 육체와 정신이 철저히 훈련되는 군대에서조차 잠은 이념, 연대, 목적과 상관없이 찾아온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즉 통제된 비무장지대를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수면의 영역으로 표현하고 있지요.

캠프그리브스에서 전시를 감상하는 사람들 혜안폴권카잔더 작가의 너와 나 가장 행렬

또 다른 전시 공간인 ‘도큐멘타2’는 원래 군인들의 화장실로 사용되던 건물입니다. 지금도 세면대와 변기, 타일 등이 그대로 남아 있지요. 이곳에는 고속도로 갓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T자 모양 경광등이 허수아비 차림을 한 채 번쩍이고 있습니다. 혜안폴권카잔더(HaeAhn Paul Kwon Kajander) 작가의 작품 <너와 나 가장(假裝) 행렬>입니다. 경광등은 권력의 힘이 항상 존재한다는 것을 계속 상기시키는 작용을 합니다. 또한 경광등의 파랑과 빨강은 남과 북, 진보와 보수, 가난과 부자 같은 이분법을 연상시킴으로 분열이라는 개념에 문제를 제기하지요.

수천 개의 바람개비가 맞이하는 평화의 공간

김홍석 작가의 불완전한 질서 개발-회색만남 동상

마지막 장소인 임진각은 고향을 향해 절을 하는 망배단이 있어 예전부터 실향민이 많이 찾는 곳입니다. 지금은 평화누리공원이 조성되어 일반 관광객에게도 사랑받는 인기 관광지가 되었지요. 이곳에는 작품 3점이 전시되었습니다. 그중 김홍석 작가의 <불완전한 질서 개발─회색 만남>이 동산 한가운데 우뚝 서서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푸른 초원 위,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두 석상이 손을 마주 잡고 서 있는 풍경은 모든 대척하는 것들의 화합과 상생을 나타내는 듯합니다.

《DMZ 전시: 체크포인트》는 전문적인 전시 공간이 아닌 군사적 공간을 활용하여, 관람객이 각각의 장소에 깃든 역사적 의미를 새롭게 발견하게끔 했습니다. 마치 게임에서 다양한 장소를 탐험하고 특별한 아이템을 얻는 것처럼, 분단이 만들어 낸 장소를 방문하여 다양한 작품을 감상하면서 남북 분단 70년의 세월을 되새겨 볼 수 있습니다. DMZ를 바라보는 예술가의 시선은 어쩌면 다소 감상적이고 가벼워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가벼움 안에 여러 층위의 생각과 상상 들이 담겨 있어, 어느 곳으로든 날아가 새로운 이야기를 싹 틔울 수 있음을 전시는 보여주고 있습니다.




■ 기간 및 장소
● 1부: 8. 31.(목) ~ 9. 23.(토) / 파주 도라전망대, 캠프 그리브스, 평화누리
● 2부: 10. 6.(금) ~ 11. 5.(일) / 연천 연강갤러리, 경원선(신망리역, 대광리역, 신탄리역)


■ 가는 법(버스 투어 이용)
1. 일반인 버스 투어
● 일시: ‘23. 9. 2.(토), 9. 8.(금), 9. 9.(토), 9. 15.(금), 9. 16.(토), 9. 22.(금), 9. 23.(토) 08:30~14:30
● 장소: 파주 도라전망대, 캠프그리브스, 평화누리
● 인원: 1회당 40명 이내 ※ 온라인 신청 선착순, 10명 이상 시 출발

2. 평화곤돌라 연계 전시투어
● 일시: ‘23. 9. 1.(금) ~ 9. 13.(토), 9. 21.(목) ~ 9. 23.(토) / 1일 2회(11:00, 13:00)
● 장소: 파주 평화곤돌라 및 캠프그리브스 ※ 도라전망대와 평화누리는 미포함
● 인원: 1회당 30명 이내 ※ 온라인 신청 선착순


3. DMZ평화관광버스 연계 전시투어
● 일시: ‘23. 9. 1.(금) ~ 9. 23.(토) / 1일 1회(14:40)
● 장소: 파주 임진각 매표소, 캠프그리브스, 도라전망대, 통일촌
● 인원: 1회당 40명 이내 ※ 현장 신청 선착순


■ 유의 사항

● 모든 투어는 ‘실물 신분증’을 반드시 지참해야 합니다. (사본, 모바일 신분증 불가)

● 일반인 버스투어와 평화곤돌라는 ‘이벤터스’에서 ‘DMZ 전시’를 검색해서 신청해 주세요.(당일 현장신청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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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 버스투어 신청 https://event-us.kr/dmzartbus/event/69032
평화곤돌라 연계투어 신청 https://event-us.kr/dmzartbus/event/69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