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OPEN Festiv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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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전시:체크포인트(연천)

같은 전시 다른 느낌.
연천에서 다시 만나는 《DMZ전시:체크포인트》

지난 8월 31일, 도라산전망대에서 시작한 《DMZ전시:체크포인트》가 파주 일정을 마무리 하고 연천으로 자리를 옮겨 새롭게 개막했습니다.
민통선 안에 자리한 연강갤러리와 폐역사로 남은 경원선 신탄리역, 대광리역, 신망리역 등 5곳의 전시장에서 진행되는
《DMZ전시:체크포인트》 는 오는 11월 5일까지 계속됩니다.

 

DMZ를 향한 젊은 작가들의 따뜻한 시선

연천 땅은 풍요롭습니다. 어머니 품처럼 넉넉한 임진강을 품었으니, 왜 안 그럴까요. 이즈음, 황금빛으로 물든 연천 땅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포만감이 느껴질 정도입니다. 서울과 원산을 잇는 경원선이 풍요의 땅, 연천을 가로지릅니다.

신탄리역

연천에는 지금도 옛 간이역들이 여럿 남아있습니다. 신탄리역, 대광리역, 신망리역 등등. 폐역으로 남아 기차가 서지 않는 이들 역은 이제 승객이 아닌 관객을 맞는 미술관으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이름하여, 경원선 미술관. 남과 북을 잇는 철로 위에 자리한 미술관이니, 《DMZ전시:체크포인트》를 위한 공간으로 이만한 곳도 없지 싶네요.

대광리역 작품 신망리역 작품

경원선 미술관의 《DMZ전시:체크포인트》는 일정한 간격을 두고 자리한 개별 공간을 활용하다 보니 하나의 역에 한 작가의 작품만을 전시합니다. 신탄리역에는 일본인 작가 토모코 요네다가 찍은 DMZ의 식물사진들을, 대광리역에는 한국전쟁 관련 기념비 가운데 부조로 만들어진 것들을 사진으로 찍은 최원준 작가의 <전쟁부조>와 <언더쿨드>를 전시합니다. 신망리역에 전시된 성시경 작가의 <중간의 절반으로>는 작가가 팔레트로 사용한 판을 이용한 설치작품입니다. 전시 공간이 띄엄띄엄 떨어져 있어 관객 입장에서는 조금 발품을 팔아야 하지만, 멋진 작품만큼 예쁜 간이역도 만날 수 있으니 밑지는 장사는 아닙니다. 각각의 역이 차로 5분 거리에 위치해 있어 찾아가기도 힘들지 않고요. 경원선 미술관은 일반인들에게 24시간, 연중무휴로 개방하는 공간의 특수성을 고려해 사진 작품은 큰 천에 인쇄해 전시합니다.


단절의 공간에서 화합의 공간으로

연강갤러리

경원선 미술관 중에서 가장 남쪽에 있는 신망리역에서 연강갤러리까지는 차로 30분쯤 걸립니다. ‘태풍전망대’를 알리는 이정표만 좇아가면 되니, 찾아가는 길도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댑싸리로 유명한 연천댑싸리공원을 지나면, 민간인통제구역으로 들어가기 위한 검문소가 나오는데 이곳에서 신분증을 제시하면 임시출입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연강갤러리는 연천군 작가들의 전시를 위해 경기문화재단에서 조성한 공간입니다. 지상 2층 규모로 지어진 연강갤러리는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외관만큼 잘 정돈된 야외 잔디광장도 매력적인데, 민통선 안에 이런 전시공간이 있다는 게 놀라울 따름입니다.

커레히-홀로서서

연강갤러리 1층 전시장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작품은 임민욱 작가의 <커레히-홀로서서>입니다. 군용 모포에 아크릴 물감으로 기묘한 문양을 잔뜩 그려 넣은 이 작품은 꿈을 꾸고 있는 듯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36장의 모포를 사용했던 파주 전시와 달리 연강갤러리에서는 12장의 모포로 공간을 꾸몄습니다. 같은 작가의 같은 작품을 전혀 다른 분위기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DMZ전시:체크포인트》 연천 전시의 매력이 아닐까 싶네요. 1층 전시장에는 <커레히-홀로서서> 외에도 서용선 작가의 <전쟁과 연인>와 이재석 작가의 <오성텐트>도 만날 수 있습니다. 서용선 작가의 <전쟁과 연인>은 전쟁으로 인한 죽음이 산 사람들에게 남긴 트라우마와 고통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이번 연천 전시에서 새롭게 선보인 작품입니다. 써니킴, 권혜성, 마키코 쿠도, 박노완, 성시경, 이우성 작가의 작품을 재구성한 2층 전시장도 찬찬히 돌아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연강갤러리 야외 작품

연강갤러리에서는 야외공간과 임진강평화습지원에 보석처럼 숨어있는 작품들도 놓쳐서는 안 됩니다. 갤러리 앞 잔디광장에는 정소영 작가와 이정훈 작가의 조각작품 <환상통>과 <금지된 걸음>이, 갤러리 뒤편에는 토모코 요네다 작가의 <지뢰-DMZ I>이 전시되어 있거든요. 특히, 임진강평화습원 산책로에서 만나는 최원준 작가의 <언더쿨드>은 위장한 군사시설의 허구적 파사드를 표현한 작품답게 숲 한가운데 자리해 있어 더욱 인상적입니다. 연강갤러리는 매주 화요일 휴관하니, 방문 전에 반드시 체크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