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OPEN Festival

로고

지금 DMZ

DMZ 오픈 콘서트

음악으로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다,
DMZ 오픈 콘서트 -《호로고루 성의 음악가들》

지난 9월 17일, 첼리스트 김연진, 트롬본 연주자 리 알렌(Lee Allen), 피아니스트 콘스탄티노스 발리아나토스(Konstantinos Valianatos), 퍼커션 한문경이 모여 평화와 화합을 기원하는 8곡의 프로그램을 연주했습니다.

호고로루 전경지난 9월 17일, 8번째 오픈 음악회《호로고루 성의 음악가들》이 연천 호로고루에서 펼쳐졌습니다. 오픈 음악회는 ‘금지된 DMZ 공간을 시민들에게 활짝 아름답게 오픈한다’는 의미로 기획된 DMZ OPEN 콘서트의 일환입니다. 첼리스트 김연진, 트롬본 연주자 리 알렌(Lee Allen), 피아니스트 콘스탄티노스 발리아나토스(Konstantinos Valianatos), 퍼커션 한문경이 모여 평화와 화합을 기원하는 8곡의 프로그램을 연주했습니다. 


전쟁의 잔재 위에서 평화를 연주하다

호고로루 돌담과 언덕

경기도 최북단 지역인 연천은 황해도 장단군과 금천군, 북한의 철원군과 맞닿아 있는 지역입니다. 한국전쟁 당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고 이후에도 남북의 대립이 끊이지 않았던 분단의 현장입니다. 북한의 제1땅굴이 발견된 고랑포, 남한의 최전방 관측소 승정OP, 그리고 고구려의 옛 성 호로고루까지…. 특히나 호로고루는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고구려 유적이자 북한과 가장 가까운 유적지입니다. 삼국시대엔 삼국의 국경지대, 한국전쟁에선 격전지였기도 하지요. 

호로고루 뒤편에 있는 돌담을 따라 올라가면 드넓게 펼쳐진 임진강이 있습니다. 성을 지키는 군사들은 이곳에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전투가 끝나기를 바라거나 고향에 있는 가족을 떠올렸을까요? 어쩌면 강 따위에 한눈팔 새도 없이 폭격의 공포와 혹독한 추위, 수십만 명의 아사자 등 전쟁의 참혹함을 견뎌야 했을지도 모릅니다.

첼로 연주자 트럼본 연주자

아스토르 피아졸라(Astor Piazzolla)의 <Oblivion>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군인, 포로, 실향민으로 전쟁 한가운데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합니다. 작품명 ‘망각’처럼 망각하려 할수록 더욱 ‘생각’나는 숙명을 안고 살아가는 그들의 상처를, 깊고 그윽한 첼로의 선율과 애수가 깃든 트롬본 연주를 통해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파주 임진각처럼 임진강이 보이는 지역에는 통일을 염원하는 상징물이 있습니다. 이곳 호로고루에는 ‘통일바라기’ 비석이 있습니다. 매년 9월 중순 호로고루 주위의 수만 송이의 해바라기가 만발하면 통일을 바라는 축제가 열립니다. 각 지역에서 많은 관광객이 찾아와 해바라기의 아름다움을 즐기며 통일에 대한 염원을 기립니다.

실로폰 연주자

해바라기에 담긴 염원처럼 DMZ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기분 좋은 미래를 상상하게 하는 곡들이 연주됐습니다. 관객들은 실로폰 박자에 맞춰 몸을 흔들고, 고개를 끄덕이고, 손뼉을 치며 즐거워했습니다. 이날 공연을 관람한 많은 이들이 하나가 되었듯 모든 대척하는 것들이 화합과 상생을 하는 순간이 오기를 바랍니다.


전쟁의 반대말은 평화가 아닌 일상

한국전쟁이 일어난 지 꼭 73년이 된 지금, 전쟁은 한순간도 멀어지지 않았습니다. 전쟁에 쉼표는 찍혔지만 전쟁을 겪은 이들은 포격과 미사일 소리에 잠에서 깨는 게 어떤 건지 알고 있고, 앞으로도 그 소리를 잊을 없을 것입니다. 길과 길 사이에 서 있는 사람들의 고통은 끝나지 않았습니다.《호로고루 성의 음악가들》은 그들이 저마다의 평화를 오래도록 여행하고 추억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 바라며 연주됐습니다.

DMZ OPEN 페스티벌 깃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