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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누리 피크닉 페스티벌

북한과 마주한 땅에서 평화를 노래하다

임진각 평화누리에 울려퍼진 평화를 열망하는 가수들의 노래

 

평화누리 피크닉 페스티벌 티켓과 평화누리 전경1953년 7월 27일, 유엔군 총사령관 마크 웨인 클라크, 북한군총사령관 김일성, 중공군총사령관 펑더화이가 한자리에 모였다. 이유는 한반도에서 벌어진 전쟁을 평화적 방법으로 멈추기 위한 의견을 나누기 위해서다. 회담의 주제는 ‘종전’이 아닌 ‘휴전’, 그렇기에 ‘휴전협정’이라 부른다. 이날 휴전협정이 맺어짐으로써 1951년 7월 10일부터 2년여 동안 진행되어 온 논의에 종지부를 찍었다.

6.25전쟁은 정지되었으나 그 피해는 막심했다. 한국군 63만 명, 유엔군 15만 명이 죽거나 다쳤다. 실종된 사람도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북한군과 중공군을 포함하면 무려 203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 한반도의 인구는 약 3천만 명, 전체 인구의 약 10%가 6.25전쟁으로 사망했다.
평화누리 피크닉 페스티벌 현장 전경
전쟁이 멈춰 선 지 70년이 되는 2003년에도 한반도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휴전선을 마주하고 남과 북은 아직도 경계태세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국제법상 휴전은 전쟁 상태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을 제외한 전쟁 당사국 간의 협상으로 전투를 70년 동안 쉬고(Armistice) 있을 뿐이다.
전쟁은 무수한 실향민을 만들어냈고, 북에 고향을 둔 실향민들은 명절이면 임진각을 찾아 제사지내고 절을 했다. 임진강 너머 고향 땅이 보여도 갈 수 없는 그들에게 임진각은 마음의 고향이었을지도 모른다. 망배탑과 향로는 분단의 상징물이자 실향민의 슬픔을 대변해 주는 존재였다. 6.25전쟁 때 포탄을 맞아 멈춰 선 신의주행 기차는 금방이라도 실향민을 태워 고향으로 달려갈 것만 같다.

히미츠 터치드

6.25전쟁과 분단의 상징이던 임진각은 2005년 세계평화축전행사를 계기로 임진각 평화누리로 이름이 바뀌었다. 이름만 바뀐 게 아니다. 실향민의 그리움을 담은 애절함 가득한 공간에서 초록동산 위에 돌아가는 오색 바람개비처럼 활발하게 뛰놀며 밝게 웃음 짓는 아이들의 행복이 가득한 놀이터로 변했다. 그러니 휴전 70주년을 맞아 펼치는 ‘DMZ OPEN 평화누리 피크닉 페스티벌’ 장소로 이보다 좋은 곳이 또 있을까. 2023년 9월 23일 임진각 평화누리에 평화를 열망하는 가수들의 노래가 크게 울려퍼졌다.
피크닉의 포문은 팝밴드 히미츠기 힘차게 열었다. 귀에 쏙쏙 박히는 재미있는 가사와 경쾌한 멜로디가 관객을 열기를 서서히 높이기 시작했다. 이어 인디밴드 터치드가 바톤을 이어받아 무대에서 록에 기반을 둔 강렬한 사운드를 선보이며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로이킴 페퍼톤스

해가 서서히 질 무렵 김필이 특유의 잔잔한 목소리로 고 김광석의 노래를 부를 땐 분위기가 잔잔해지며 관객들도 저마다의 감성을 실어 노래를 따라 불렀다. 임진각 평화누리가 ‘평화’를 지향하는 무대에 잘 어울리는 공간임을 보여주었다. 뒤이어 HYNN(박혜원), 소란, 로이킴, 페퍼톤스 등이 무대에 올라 저마다의 호흡으로 관객과 소통하며 모두가 하나 되는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이승환

피크닉의 마지막은 속칭 ‘어린왕자’ 이승환이 장식했다. 자신의 히트곡을 열창하며 무대와 객석을 오가며 혼신의 힘을 다하는 그의 모습에서 사람들은 왜 그를 일컬어 ‘콘서트의 제왕’이라 부르는지 실감할 수 있었다. 자신의 노래, 몸짓 하나하나에 열광하며 응원하는 이들을 위해 이승환은 마음 속에 담아 두었던 말을 건네며 여름날 평화누리 피크닉을 막을 내렸다.

“정의로운 사회를 꿈꾸는 저로서는 평화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환호하는 관중
공연을 관람하는 관람객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