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OPEN Festiv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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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DMZ

DMZ 평화마라톤

남과 북이 함께 달리는 그날까지, DMZ 평화마라톤

민통선 너머 달리는 국내 유일 마라톤

마라톤 출발 전 준비 운동을 하는 사람들 사람들

2023년 10월 7일 오전 8시. 아침이슬이 채 마르지 않은 임진각 평화누리 잔디광장은 운동복 차림의 사람들로 북적이기 시작했습니다. 삼삼오오 모여 몸을 푸는가 하면, 기운차게 ‘파이팅’을 외치며 사진을 찍는 모습도 곳곳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날씨가 다소 쌀쌀한데도, 표정만큼은 활기가 가득했지요. 모두 ‘2023 평화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입니다.

DMZ 평화마라톤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민통선 너머에서 진행되는 마라톤 대회입니다. 하프 코스와 10km 코스로 진행되며 임진강 통일대교를 건너 민간인 통제구역인 군내 삼거리까지 달리게 됩니다. 올해로 14회째를 맞이한 이번 대회는 전국 마라톤 동호인, 국군 장병, 도민 등 3,000여 명이 참가하면서 성황리에 개최되었습니다.

번호표를 달고있는 아이 출발선에 모이는 사람들

준비 운동을 마친 사람들이 스타트 라인으로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10km 참가자들이 선두에 자리 잡았고, 하프 코스 참가자들이 그 뒤를 이었지요. 아빠 손을 꼭 붙잡은 어린이 러너부터 탄탄한 근육이 돋보이는 백발노인까지, 참가자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각양각색이었습니다. 모두가 한데 어울려 ‘완주’라는 하나의 목표에 도전하는 장면은, 평화마라톤의 취지인 ‘공존과 화합’의 실체를 생생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오후석 경기도 행정2부지사는 “조만간 남과 북이 함께 뛰는 날이 올 것이다”라고 말하며 평화 마라톤의 의미를 한 번 더 강조했습니다.

이봉주 선수 국민 마라톤 영웅 이봉주 선수의 참여도 빛났습니다. 비록 건강이 악화되어 함께 달리지는 못했지만, 그의 응원만으로도 참가자들은 큰 힘을 얻었지요. “제 하프 코스 기록이 1시간 1분 4초인데요, 이 기록에 한 번 도전해 보시길 바랍니다.” 짧지만 강한 그의 격려 한 마디는 아마추어 마라토너들의 도전 의식을 자극했습니다.

시총 소리와 함께 참가자들은 기세 좋게 출발했습니다. 아쉽게도 민통선 내에는 군사 보호시설이 있어 사진 촬영이 엄격하게 금지됩니다.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상기하는 부분이지요. 하지만 달리는 내내 임진강의 비경과 DMZ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평화 마라톤은 매년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출발하는 사람들

출발한 지 30분이 넘어서자 10km 코스 선두 주자가 마지막 코너를 도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땀으로 젖은 얼굴에는 고통과 기쁨이 뒤섞여 있었지요. 점점 커지는 관중의 응원 소리에 힘입어, 그는 마지막 힘을 짜내 피니시 라인을 통과했습니다. 기록은 33분 50초. 일반적으로 10km를 40분 이내에 완주하면 평균보다 매우 빠른 속도로 간주하는데요, 이 놀라운 기록을 달성하기 위해 그간 얼마나 훈련하고 연습했을까요?

1시간쯤 지나자 하프 코스 우승자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참고로 하프 코스는 약 21km에 달합니다. 이 거리를 완주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준비가 필요하지요. 참가자들 대부분은 몇 달, 아니면 몇 년에 걸쳐 열심히 훈련해 왔을 겁니다. 우승자의 모습에서도 그동안의 노력과 헌신이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기록은 1시간 12분 31초. 개인의 한계를 넘어서는 도전과 목표를 이루었을 때의 성취감은 지켜보는 모든 사람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마라톤에 임하는 목표는 저마다 달랐을 겁니다. 기록 경신이 목표인 사람도 있겠지만, 어떤 이에게는 완주만으로도 큰 도전이었을 거예요. 한 가지 공통점은, 모두가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있었다는 겁니다. 오랜 기간 꾸준히 자신을 단련시켜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듯, 남북통일을 향한 길 또한 장기간에 걸친 인내와 헌신이 요구됩니다.

달리는 여러 사람들

달리면서 겪는 어려움과 피로는, 통일의 길에서 마주칠 수 있는 도전과 장애물을 상징합니다.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참가자들의 모습은, 통일을 향한 끊임없는 진전을 나타내고요. 그리고 마침내, 참가자들이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의 환한 미소는 통일이라는 궁극적 목표를 이루었을 때의 뿌듯함과 기쁨을 떠올리게 합니다. 오랜 시간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이 순간은, 남북통일이 실현될 때의 역사적인 순간과 유사하지요. 

DMZ 평화마라톤은 단순한 스포츠 행사를 넘어서는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참가자들 각자의 노력과 헌신이 개인의 목표를 넘어 남북통일과 한반도의 평화를 향한 국민의 염원을 반영하기 때문이지요. 언젠가 개성까지 이어지는 풀코스 마라톤이 현실이 될 날을 기대합니다. 그날까지 평화마라톤은 계속될 것이고, 통일을 향한 우리의 노력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잔디밭에 앉아 쉬는 참가자들 행사장 전경